우회상장 규제, 엔터ㆍ바이오주 차별화 가속‥ 실적이 '옥석' 가릴듯

금융당국의 부실기업 코스닥 우회상장 규제로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기업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또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은 이번 우회상장 규제대상에서 제외되는 까닭에 유가증권시장 소형주들이 우회상장 통로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유가증권시장 소형 종목들이 우회상장 테마의 투자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업체간 차별화 본격화

코스닥시장 내 엔터테인먼트·바이오 기업의 '옥석가리기'는 이미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번 우회상장 규제는 업체간 희비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10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우회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올리브나인 팬텀 태원엔터테인먼트 유비다임 등이다. 태원엔터테인먼트가 1분기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달성한 것을 비롯 대부분 업체들이 호조를 보였다. 주가도 반등세다. 최근 약세를 보였던 올리브나인 팬텀 등은 이날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20여개 엔터테인먼트업체 중 상당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바이오·백신업체 중에선 중앙백신과 에스디처럼 백신 및 진단시약업체는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도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바이오니아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으며,특히 우회상장 바이오기업들은 대부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최훈 유화증권 연구원은 "기존 우회상장 기업 중 실적이 좋은 종목은 이미 시장에 입성한 데 따른 기득권이 겹쳐지며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유가증권시장 소형주 부상코스닥시장 입성 우회로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상대적으로 유가증권시장의 소형주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신성디엔케이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신성디엔케이는 작년 말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의견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우회상장 대상 종목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태원물산도 이틀간 7.9% 급등했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이 121억원에 불과하지만 자산주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한때 인수·합병(M&A) 테마주로 거론됐었다.

M&A 전문업체인 KD파트너스의 박찬형 이사는 "장외업체 중 일부는 유가증권시장 종목을 우회상장의 대안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자본금이 커 실제 우회상장 사례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경봉·김진수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