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세포 하나가 2억원! … 각종 질병 치료제 만드는 세포 상품화

바이오 벤처기업인 팬젠의 주력 상품은 '세포'다.

첨단 유전자 기술로 개발된 이 유전자 재조합 세포는 인체에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제약사들에 판매된 후 고가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이용된다.팬젠은 빈혈 치료제(EPO),백혈구 생성촉진제(GCSF),혈우병 치료제 등의 제조에 쓰이는 세포주 30종을 개발해 국내외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 세포 1종의 가격은 1억∼2억원.세포 공급가와 별도로 이를 이용해 만들어진 바이오 의약품 판매액의 2∼3%를 제약사로부터 로열티로 받는다.

팬젠은 최근 베네수엘라와 멕시코 제약사에 세포주를 공급하며 수출길도 뚫었다.실험실 속 연구 대상으로만 여겨져온 마이크로미터(㎛)크기의 작은 '세포'가 바이오기업들을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하고 있다.

단백질 의약품과 세포 치료제 등 세포를 활용하는 바이오 신약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다.

에이프로젠도 단백질 의약품 생산용 세포를 개발,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에 3종을 공급했다.이 회사는 자체 확보한 세포주를 활용,기존 단백질 신약의 카피약인 '바이오 제네릭'도 개발할 계획이다.

세포를 직접 각종 질병의 치료용으로 적용하는 세포치료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원셀론텍은 관절염 세포치료제 '콘드론'을 상품화했으며 최근 포르투갈 제약사인 사이토테라에 콘드론 생산을 위한 세포 배양 기술을 20억원에 판매했다.테고사이언스도 자가유래 화상 세포치료제 '홀로덤'에 이어 동종유래 피부 세포드레싱제인 '칼로덤'을 개발,판매에 나섰다.

엠씨티티는 스프레이형의 뿌리는 피부 세포 치료제 '오토셀'의 시판 허가를 최근 받았다.

이노셀 크레아젠 바이넥스 등은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면역세포를 대량 배양한 뒤 암 환자에게 투여,면역력을 높이는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에 대한 임상 및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성체 줄기세포의 상업화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알앤엘바이오는 제대혈이나 몸의 지방으로부터 성체 줄기세포를 뽑아내 보관했다가 질병이나 사고 발생 시 치료제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줄기세포은행 '바이오스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메디포스트와 FCB파미셀은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해 각각 연골치료제와 뇌졸중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팬젠의 변태호 부사장은 "최근 세포가 다양한 형태로 상품화되고 있다"며 "이른바 세포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비즈니스와이어에 따르면 세계 세포치료제 시장은 2007년께 350억달러,2012년에는 81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