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식구들, 회장과 1박2일 '스킬 올림픽'… "세계 세탁기 역사 확 바꾸겠다"

첫 번째 혁신사례발표자가 나서자 LG경영진과 임원 1500명의 시선이 정면 무대로 쏠렸다.

'듀얼분사 스팀 세탁기'로 이날 '일등 LG상'을 수상해 발표자로 나선 LG전자 생활가전부문 김영수 부장은 그룹 회장 앞에서 하는 브리핑이어서인지 상기된 표정이었다.초반 떨리던 목소리의 김 부장은 "LG가 국내 세탁기의 역사를 바꿔왔듯이 스팀을 통한 혁신으로 세계 세탁기 역사를 확 바꾸겠다"며 당찬 자신감과 함께 10분간의 첫 브리핑을 마쳤다.

맨 앞자리에 앉은 구 회장은 발표 중간중간 나란히 앉은 강유식 LG 부회장과 귓속말로 제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고 발표자에게 가장 먼저 박수를 보내는 등 시종일관 참석자 중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올해 스킬올림픽에선 '일등LG상'을 수상한 7개팀의 혁신사례발표가 최근의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반영하듯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됐다.첫 발표자인 LG전자 '스팀세탁기팀'을 비롯 LG화학 '대형 LCD감광제 개발팀' 등 대다수 발표자들이 수상의 기쁨에 앞서 지난해보다 한층 공격적인 경영목표를 제시하며 강단을 내려올 때는 앞좌석에 자리한 최고경영진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혁신사례를 경청한 구 회장은 "우리의 비전인 '고객이 인정하는 일등LG'를 위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차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고객가치혁신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LG스킬올림픽은 22일부터 LG인화원에서 1박2일간 진행됐다.이 행사는 매년 봄이면 LG그룹 전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한 해의 우수혁신사례를 공유하고 시상하는 LG의 대표적인 혁신 한마당이다.

올해는 구 회장을 비롯 강 부회장,김쌍수 LG전자 부회장,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김반석 LG화학 사장,남용 LG텔레콤 사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진 32명이 대거 참석,예년보다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상무급 이상 임원참석자도 180명에 달했다.이날 만찬에서 구 회장은 "올해로 14년째를 맞이하는 스킬올림픽은 그동안 혁신의 장으로 큰 역할을 해왔고 이제는 축적된 성과를 기반으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혁신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한편 LG는 이날 지난 한햇동안 성과를 거둔 41개팀을 우수혁신사례로 선정했으며 이 중 LG전자 '스팀트롬세탁기 개발팀''PDP A3라인팀',LG필립스LCD '노트북PC용 와이드형 LCD팀',LG화학 '대형LCD용 감광제팀' 등 7개팀에 '일등LG상'을 수여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