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 인터넷에서 웃다

라디오가 인터넷을 만나 살아나고 있다.

아날로그 TV가 디지털 TV로 진화하고 휴대폰으로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볼 수 있는 시대에 대표적 '올드 미디어'인 라디오가 사라지기는커녕 인터넷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매체로 거듭나고 있다.인터넷 라디오는 방송사 홈페이지에서 전용 소프트웨어를 컴퓨터에 내려받으면 난청지역이나 외국에서도 들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보는 라디오',댓글 달기 등의 기능도 갖췄다.

일종의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KBS와 MBC의 인터넷 라디오 이용자(다운로드 기준)는 약 50만명.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한 KBS FM의 인터넷 라디오 플레이어 '콩'의 경우 다운로드 23만건,누적접속 127만건을 기록했다.

3월 초 시작된 MBC 인터넷 라디오 '미니 MBC'도 이용자가 부쩍 늘었다.

MBC 관계자는 "인터넷 라디오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건수가 두 달도 안돼 25만건에 달했다"며 "지금 추세가 계속된다면 다음달 초에는 다운로드 30만건,누적접속 300만건을 돌파하고 동시접속자수도 1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인터넷 라디오가 인기를 끄는 것은 인터넷만 접속할 수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선명한 음질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를 통해 소감이나 듣고 싶은 음악을 실시간으로 보낼 수도 있고 스튜디오 모습을 볼 수도 있어 호평을 받는다.

라디오 수신기 없이 청취한다는 점도 인터넷 라디오의 장점이다.이에 따라 자동차 운전자나 주부 등에 한정돼 있는 청취자층이 사무실 근무자로 넓어지게 된다.

방송사들은 직장인 대학생 등이 인터넷 라디오 주 청취자라고 파악하고 있다.

인터넷 라디오는 '보는 라디오'로 진화하고 있다.

SBS 파워 FM '허수경의 가요 풍경''하하의 텐텐 클럽' 등의 프로그램은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스튜디오 내부를 청취자들에게 보여준다.

청취자가 보낸 글에 프로그램 진행자와 게스트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음악이 나가는 동안 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이몽룡 KBS 아나운서는 인터넷 라디오에 대해 자신이 진행하는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외국이나 난청지역에 거주해 지역적,시간적,물리적 제약 때문에 라디오를 듣지 못했던 분들께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