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300선 붕괴..외국인 12일째 팔자

수급이 한층 더 꼬이면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코스피 1300선이 붕괴됐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7.62포인트(2.8%) 급락한 1295.76으로 마감, 지난 1월23일 이후 처음으로 1300선 아래로 내려앉으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코스닥도 620.20으로 16.78포인트(2.6%) 떨어졌다.

인도와 유럽 증시가 반등 하루 만에 다시 밀려나는 등 해외 증시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서울 증시도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외국인이 현선물 가릴 것 없이 앞다퉈 매물을 쏟아냈고 그간 방어벽 역할을 하던 투신과 연기금마저 팔자 우위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전날 가까스로 지켜냈던 1300선을 결국 뚫고 내려갔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14억원과 115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고 개인 투자자들은 157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프로그램은 2732억원 매도 우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2일째 팔자 우위를 이어갔고 이 기간 동안 순매도 금액은 3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한편 이날 현물시장의 거래대금은 전날 5조원에서 4.5조원으로 줄어 꽁꽁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대변했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무더기로 밀려난 가운데 특히 국민은행을 비롯한 은행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반면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일부 유입된 신세계가 3% 남짓 올랐고 롯데쇼핑도 동반 상승하며 눈길을 끌었다.KT&G는 거래량이 급증하며 2.9% 뛰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NHN과 네오위즈가 선전했다.뚜렷한 경쟁사가 없어 이익 가시성이 높다는 평가에 힘을 받은 메가스터디가 2.4% 상승했고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안철수연구소도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사람간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앙백신과 파루, 대한뉴팜 등 백신 관련주들이 일제히 뜀박질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647개 종목이 떨어졌고 상승 종목 수는 115개에 불과했다.코스닥 시장에서도 상한가 16개를 포함해 168개 종목은 올랐으나 729개 종목은 후퇴했다.

한편 일본 닛케이지수가 1만5693.75로 전일 대비 1.34% 하락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메릴린치증권은 "투자심리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몇 주내 세계 신흥 증시는 일시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 위협이나 달러 붕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