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중남미 에너지 통합' 가속..볼리비아에 15억달러 투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좌파 동맹국인 볼리비아를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차베스는 지난 26일 볼리비아를 방문,수십만명의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만나 볼리비아의 에너지·광업 부문에 15억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이번 협정으로 베네수엘라 국영석유사(PDVSA)는 볼리비아측과 합작투자를 통해 볼리비아 내 천연가스와 석유의 탐사·개발·생산에 참여하게 된다.

이날 협정 서명식에는 쿠바 정권 내 실세로 꼽히는 카를로스 라헤 국가평의회 부의장도 참석했다.

세 나라는 보건,문맹 퇴치,화학,광업,교육,도로건설 등 각종 프로젝트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베네수엘라는 지난해 카리브해 13개국과 에너지 협력을 강화한데 이어 이번에 볼리비아와 투자협정을 맺어 자원을 앞세운 중남미 통합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특히 지난 4월 말 볼리비아 쿠바 등과 함께 '인민무역협정(PTA)'을 체결한 여세를 몰아 남미 좌파정권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자유무역지대인 '미주대륙을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을 추진하는 데도 힘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차베스는 "미국 제국주의로부터 전 세계를 구해내야 한다"며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는 영원히 포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모랄레스도 "진정한 중남미 통합을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협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베네수엘라 재무부가 1억달러의 볼리비아 국채도 매입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자세한 매입 조건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금리와 기간 등의 조건이 볼리비아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