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일자) 침울한 자동차의 날 활력 되찾으려면

한명숙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어제 제3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이 열렸지만 분위기는 예년에 비해 침체된 느낌이었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고 자동차산업인의 사기를 진작하자는 취지의 자리였지만 환율하락 고유가 등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된데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구속 등 예기치 못한 사건까지 겹쳐 자동차 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탓이다.

자동차 산업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간산업(基幹産業)이다. 국가 전체 생산의 11.1%,수출의 13.3%를 차지하는 것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지난해 자동차 생산규모가 370만대를 기록, 미국 일본 독일 등에 이어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으로 부상하는 등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무시못할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여세를 몰아 2015년 국내 생산 520만대, 해외생산 240만대 등 총 760만대를 생산해 세계 4강에 진입하겠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문제는 자동차 업계가 극복해야 할 도전과 난관들이 하나같이 만만치가 않다는 점이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친환경적인 그런 자동차를 개발하지 못하는 회사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게다가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환율하락 부담도 동시에 돌파해 나가야 한다. 한마디로 기술개발에 더욱 박차(拍車)를 가하고, 해외 현지투자 등에도 적극 나서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시기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그게 아니다. 무엇보다 간판 자동차회사인 현대차의 경우가 걱정을 더하게 한다. 최고경영자가 구속된 이후 해외시장에서의 판매가 주춤거리고 현지공장 건립도 지연되고 있다. 판매부진은 곧 투자부진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리 되면 하아브리드카 연료전지차 등 미래 성장동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런 불안부터 우선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그리고 미국에서 보듯 정부도 자동차회사에 대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노와 사,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들도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의 브랜드를 가지고 세계 5위 자동차 강국으로 부상했는데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이다. 또 한번의 도약(跳躍)을 위해 모두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