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 시장] '거품경고'에 놀라고‥'규제'에 묶이고‥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기상도는 전반적으로 '흐림'이 예상된다.

거품 논란에 휩싸인 주택 시장은 시세 조정이 대세로 점쳐지고 있다.물론 어느 정도 조정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지만 벌써부터 거래가 끊기고 매수 및 매도 호가 격차가 커지는 등 하락 조짐이 뚜렷하다.

각종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토지 시장은 조정의 정도가 주택보다 더 심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 투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투자 수요가 사라져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상가나 업무용 빌딩,오피스텔,전원주택·펜션,콘도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역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다만 근린상가나 업무용 소형 빌딩 등은 시장 조정기의 틈새용 상품으로 반짝 각광받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주택시장,조정 가능성 높아각종 규제의 효력이 본격화하는 하반기에는 주택시장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6월에는 당장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 확정에다,실거래가 부동산 등기제를 시행하기 때문에 가격 하락과 거래 위축 등의 상황이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어 7월에는 기반시설부담금제가 시행에 들어간다.또 재건축단지에는 7월부터 개발부담금제가 적용돼 사업 추진에 따른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다양한 규제 요인들이 순차적으로 시행에 들어가는 탓에 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평촌·용인 등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의 경우 벌써부터 가격 조정 조짐이 눈에 띄고 있다.

분양시장도 고전이 예상된다.

기존 주택시장이 위축받고 있는 데다 부동산담보대출 축소,과세 강화,공급 과잉 등 분양시장 침체를 가속화할 악재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이미 분양한 단지의 경우 분양권 시세 하락세가 심화하는 등 벌써부터 분양시장 침체가 가시화하고 있다.

다만 8월 판교신도시의 중대형 분양이 예정돼 있어 수도권에서는 반짝 활기가 예상되고 부분적으로 집값 상승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주택업계의 전망이다.

○토지시장 침체 장기화 돌입 가능성

올초부터 시행된 실거래가 신고제는 토지시장의 매수 및 매도세를 모두 소멸시키고 있다.

사는 쪽과 파는 쪽 모두의 세금 부담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실거래가의 최저 10∼20% 수준의 공시지가 기준으로 세금이 매겨졌지만 실거래가 신고로 인해 공시지가가 크게 높아진다.

또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세율 4.6%)도 높아진다.

특히 부동산 거래시 매매자들의 상당수가 다운 계약서(매입 가격을 낮춰 계약서를 쓰는 것)를 관행적으로 써왔다.

그러나 실거래가 신고를 시행하면서 매매가 격차가 커지게 돼 양도세 부담도 급증할 전망이다.

건설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4월 중 부동산 거래량 및 지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토지거래(면적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나 줄었다.

필지 기준으로도 18.7% 감소했다.

특히 내년부터 부재지주에게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세율이 60%까지 적용될 예정이어서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이 심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은 차별화 심화할 듯

수익형 부동산은 주택·토지 시장의 위축 여파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상품 역시 공급 과잉과 투자 수요 감소 등으로 전체적으로 과열 상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입지와 상품 특성에 따른 차별화·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상품별로는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테마 쇼핑몰 외에 대지 지분이 넓은 근린상가의 전망이 밝은 편이다.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단지내 상가 역시 꾸준한 인기가 점쳐진다.

자금 여력이 많은 이른바 '큰손'들이 선호하는 목 좋은 곳의 소형 업무용 빌딩 역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또 규제 완화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해외 부동산도 부분적인 인기몰이가 예상된다.그러나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오피스텔이나 토지시장 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펜션 및 전원주택 등은 부진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