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保상장 급물살 ‥ 내달 초안공개→ 7월 공청회

생명보험회사의 상장 방안 초안이 이르면 다음 달 중 공개된다.

이에 따라 17년가량 끌어온 생보사 상장 문제가 이번에는 매듭 지어질지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30일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산하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위원장 나동민)는 다음 달 하순께 생보사 상장 방안 초안을 공개하고 7월 공청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나동민 위원장은 "상장 방안 초안을 공개하기에 앞서 6월 초 시민단체와 보험업계에서 추천한 학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에선 과거 몇 차례 논의 때와 달리 상장과 관련된 주요 쟁점 사항을 법률 회계 보험 및 경제 이론 등의 측면에서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통계 분석도 정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나 위원장은 또 "과거 40년간 생보사들이 배당을 적정하게 했는지 분석해 보기 위해 Asset Share(자산할당 방법)와 같은 계리적 기법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특정 회사에 적용되는 상장 규정이 아니라 전체 생보사를 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장자문위원회는 상장 방안 초안이 마련되면 곧바로 공청회를 개최,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생보사 상장 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자문위원회가 상장 방안을 도출하면 증권선물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마련,정부에 승인을 요청하고 정부는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규정 개정안이 승인되면 증권선물거래소는 개별 생보사들로부터 상장 신청을 받아 상장 여부를 심사·결정하게 된다.

보험업계에선 일반공모 증자를 실시한 미래에셋생명 금호생명,또 현재 공모를 추진 중인 동양생명 등이 먼저 상장을 추진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이와 함께 자본 확충이 시급한 교보생명도 상장을 서두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상장 차익을 계약자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 하는 문제로 늘 논란의 중심에 있어 왔던 삼성생명의 경우 상장 순서에선 다소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상장 방안이 마련되면 생보사 지분 매각이 용이해져 삼성차 채권단과 얽혀 있는 삼성차 부채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생명도 이번 상장 방안 마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이와 관련해 윤진홍 미래에셋생명 사장은 "상장은 생보사들이 질적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상장한다는 방침 아래 회계 등 여러 측면에서 착실히 준비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