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매매-전세값 더 벌어져

정부가 이른바 '버블 세븐'으로 지목한 서울 강남권 집값 상승에 비해 전세가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은 지난 2일 현재 29.45%로 지난달 초(29.69%)보다 0.24%포인트 더 떨어졌다.집값이 단기간 내에 워낙 많이 올라 지난달 처음으로 30%대가 무너진 강남권의 전세가율 하락세가 최근 매매가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28.57%,서초구 31.06%,송파구 29.37%를 기록했다.

단지별로는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43평형의 전세가율이 26.5%,서초구 잠원동 한신6차 35평형은 20%,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57평형은 25.64%에 그치는 등 전세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단지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이처럼 강남권 전세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매매가 상승률이 전세가 상승률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강남구의 평당 매매가격은 올초 2575만원에서 지난 2일 현재 3101만원으로 20.42%나 오른 반면 전세가격은 평당 828만원에서 886만원으로 7% 오르는 데 그쳤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평당 매매가 상승률은 각각 16.34%와 16.40%로 전세가 상승률(5.29%,7.29%)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역별 특성이 다른 부동산시장의 속성상 적정 전세가율을 일률적으로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강남권처럼 전세가율이 계속 하락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강남 3구의 경우 재건축 단지가 많기는 하지만 20%대에 불과한 전세가율이 여전히 하락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결국 비정상적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는 좁혀질 수밖에 없다"며 "이상급등을 계속해온 강남권 매매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만큼 앞으로는 전세가격은 오르고 매매가격은 하향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