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라운딩에 6만원 '짠돌이 골프족' 아시나요

중학교 체육교사인 강 모씨(29)는 지난달 27일 오전 6만1000원을 내고 서울 인근에서 골프를 즐겼다.

강씨는 인터넷 골프 동호회 사이트에서 예비역 장성 출신인 한 회원이 함께 칠 골퍼를 구한다는 글을 보자마자 연락,동행하는 데 성공했다.운동 장소는 전장 1957야드의 남성대 퍼블릭골프장.9홀을 도는 데 그린피와 카트비로 5만3000원을 냈다.

캐디피 3만2000원은 네 명이 나눠 부담했다.

식당은 이용하지 않아 더 이상의 비용은 들지 않았다.강씨는 "한 번 필드를 나갈 때마다 쓰는 6만원 정도가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말했다.

강씨처럼 저렴한 비용에 골프를 즐기는 '알뜰 골프족'이 늘어나고 있다.

골프 입문 연령이 40대에서 주머니 사정이 얇은 20∼30대로 낮아지면서 이 같은 풍조는 확산되는 추세다.'짠돌이 골프족'의 주축은 월 수입이 200만원 남짓한 강씨와 같은 샐러리맨.이들이 주로 찾는 곳은 파3 골프장.서평택 골프클럽의 경우 주말에 18홀을 라운드하는 데 그린피 5만원(카트피 5000원 포함)과 캐디피 1만원이면 해결된다.

이들에게 더욱 인기가 높은 곳은 캐디가 없는 골프장.카트를 직접 끌고 다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기보다는 필수 수칙이다.

매달 파3 골프장을 돌아다니며 골프를 즐기는 모임을 찾는 골프광이 늘어나면서 '파3 월례회'는 인터넷에서 인기 검색어가 된 지 오래다.이들 중 교사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300만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해 30∼40일짜리 동남아 골프 투어를 다녀오기도 한다.

일반 샐러리맨의 경우 주중 하루 휴가를 내 1박2일짜리 국내 36홀 골프투어를 이용한다.

비용은 2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 같은 골프족들이 중심이 돼 운영 중인 인터넷 카페만 10여개.가입 회원도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 카페인 '헝그리 골퍼 클럽(cafe.naver.com/hungrygolfer.cafe)'의 경우 개설 1년여 만에 회원 수가 3300여명에 이른다.

이외에 각종 포털 사이트마다 '골프장 평가'라고만 치면 골프장별 이용가격을 상세히 올려 놓은 개인 홈페이지와 블로그가 수없이 많다.골프 칼럼니스트 정영호씨는 "골프가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점차 대중화되면서 골프를 저렴하게 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