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반군단체, 한국인 근로자 5명 납치 ‥ "지도자 석방때까지 인질로 삼겠다"

7일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인 건설 근로자 5명을 납치한 세력은 현지에서 반군활동을 하고 있는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반역죄로 수감된 지도자 무자히드 도쿠보 아사리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MEND 요원으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은 이날 새벽 0시와 1시 사이 로켓포를 실은 스피드보트를 타고 대우건설 플랜트를 기습,잠자고 있던 한국인 5명을 납치했다.

MEND는 직후 현지 외신 기자들에게 아사리가 석방될 때까지 한국인들을 인질로 억류할 것이며 자신들이 공격받지 않는 한 이들이 무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대우건설을 통해 납치된 한국인 5명이 현재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정부는 납치범들의 요구 조건이 지도자 석방이라는 가설하에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외교부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납치범들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대우건설,한국가스공사,가스기술공사 소속 한국인 9명은 내륙 기지로 피신했다.

대우건설 가스 플랜트가 있는 나이지리아 남부 해안도시 포트하코트는 현지 이조 부족이 MEND를 포함한 여러 무장단체를 결성,개발 이권을 독식한다는 이유로 외국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투쟁해온 지역이다.특히 현지 최대 개발자인 유럽 로열더치셸이 집중 타깃이다.

대우건설 플랜트 역시 셸에서 수주한 공사다.

MEND는 앞서 지난 1월에도 개발 현장에서 미국인 등 외국인 기술자 4명을,2월에는 9명을 납치했다.당시 피랍자들은 각각 19일,38일 만에 전원 석방됐다.

당시에도 MEND는 몸값이 아니라 정치적 타협을 요구했다.

외교부는 이규형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국외테러대책본부를,대우건설과 가스공사는 해외사업 담당 임원을 중심으로 각각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사관 등 유관 기관에 적극적인 협조도 구하고 가능한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교섭에 나서겠다"고 말했다.나이지리아는 하루 260만배럴을 생산하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