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함께 풀어갑시다] 모든 취학전 아동 무료보육땐 '연간 최대 8兆 소요'

취학 전 모든 아동에게 무상 보육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예산은 과연 얼마나 들까.

보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이 강조되면서 영유아 보육·교육서비스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한국조세연구원의 김현숙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영유아 보육·교육과 정부의 역할'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취학 전 아동의 보육료를 전액 지원한다면 현 시설 이용 인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연간 4조8000억원,전액 비용 지원으로 추가 이용하게 될 아동까지 감안했을 경우 7조9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정부가 산정한 표준보육비용,즉 영유아에게 일정한 수준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비용(△만 0세 78만9000원 △만 1세 52만4000원 △만 2세 40만3000원 △만 3세 26만7000원 △만 4세 24만7000원 △만 5세 24만9000원)에다 전체 아동수 330만명을 곱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재정 배분시 원칙인 상위 20%에 대해서는 보조를 하지 않고,현실적으로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아동을 제외했을 경우 예산은 2조5000억~4조1000억원으로 줄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복지부는 좀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추계치를 계산했다. 표준보육료가 아닌 기본보조금(표준보육료-부모가 부담하는 일정액)을 기준으로 전체 아동에게 보육료를 지원했을 때를 가정해 보육지원 규모를 계산했다. 즉 부모들에게는 국공립 보육시설에 내는 이용료(서울 기준으로 △만 0~1세 29만9000원 △만 2세 24만7000원 △만 3세 이상 15만3000원)를 내게 하고 표준보육료와의 차액을 정부가 지원하게 되면 전체 아동에게 예산 4조9000억원으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기본보조금을 준 후 일정소득 이하엔 다시 부모 부담액을 줄여주기 위해 차등보육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보육예산은 이보다 더 들어갈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무료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상당한 조세 부담과 사회보험료의 부담 증가를 전제로 해야 한다"며 "현 재정 상황 내에서 이런 무료 보육을 제공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를 부담하겠다는 국민적 합의를 먼저 이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교수(사회복지학)는 "전면적인 무료 보육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여성들에게는 맘놓고 자녀를 낳아 맡길 수 있는 온종일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각 계층의 니즈(needs)에 맞는 '맞춤형 보육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여성의 출산력을 높이려면 이런 맞춤형 보육 서비스에 예산을 우선 배정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