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戰 열기 … 먹거리 판매 대박

2006 독일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의 첫 경기인 토고전이 열린 13일,주류·식음료업계에 '대박'이 터졌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와 함께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응원 열기로 전국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맥주 음료 빙과 등이 불티나게 팔린 것.맥주업계에 따르면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를 합해 이날 하루 동안 판매된 맥주는 75만여상자(500㎖ 20병 기준)로 하루 판매 기준으로 최대 기록을 세웠다.

병수로 환산하면 1500만병에 이르는 물량.이달 들어 맥주 업계의 하루 평균 판매량이 60만상자였던 것을 감안하면,평소보다 30% 가까이 판매량이 급증한 것.

국내 맥주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전국 지점에서 고르게 주문량이 늘었다"며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업소용과 가정용의 비율이 5 대 5 정도였지만 이번 월드컵은 늦은 밤에 경기가 열려 가정용 판매 비중이 60%로 더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그는 "2002년 당시 맥주업계의 6월 판매량이 2140만상자로 사상 최대 월별 판매량을 기록했었다"며 "한국팀의 성적이 좋을 경우 2002년 6월 수준을 능가하는 판매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청 앞 광장 등에서의 폭발적인 거리 응원에 힘입어 음료와 아이스크림 판매량도 껑충 뛰었다.

음료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하는 롯데칠성의 추산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의 음료업계 전체 판매량은 165만∼170만상자(24병 기준).이를 병수로 환산하면 4000만병 안팎이다.롯데칠성 관계자는 "예년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5월 중순 이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15%가량 늘었다"며 "토고전이 열린 13일에는 평소보다 15∼20%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제과 빙그레 해태제과 등 빙과 업체들의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550만∼560만개 정도로 추정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달 들어 빙과 3사의 하루 평균 판매량이 500만개 정도인데,최근 대표팀의 평가전이 있을 때는 10%가량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또 맥주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치킨 소비도 폭증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치킨외식산업협회는 과거 축구 A매치 경기 때의 매출 증가율 등을 고려,이날 평소보다 150% 증가한 190만여마리의 치킨이 팔린 것으로 추정했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평소 하루 평균 판매량은 75만마리 정도지만,축구 A매치 등이 열릴 때는 두 배 정도 판매가 늘었다"며 "월드컵 경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각 매장의 주문량을 감안할 때 이날은 평소보다 2.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문이 몰릴 것에 대비해 지난 12일부터 전국 주문 전화번호를 통해 사전 예약하는 고객도 꽤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의류업계에서는 이번 월드컵시즌에 400만장 정도의 빨간색 티셔츠가 판매된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2002년 월드컵 때 이미 빨간색 티셔츠가 2000만장 정도 팔린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판매량은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