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車보험료 ‥ 소나타.벤츠↓‥SM5.렉서스↑

보험개발원이 21일 내놓은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안은 △승용차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와 △해마다 보험료 조정요인 적극 반영 △손해보험사의 보험료 할인율 자율화 등 세 가지가 골자다.

우선 내년 상반기부터 차량 모델별 보험료가 차등화되면 사고 때 차량 손상 정도가 심하고 수리비가 많이 드는 승용차의 운전자는 보험료를 더 부담해야 한다.이 제도는 자동차 보험료 가운데 승용차의 자기차량손해보상 보험료(자차 보험료)에 먼저 적용된다.

차종별로 11개 등급으로 나눠 등급 간 자차 보험료는 2%,최저 등급과 최고 등급은 20% 차이가 나게 된다.

승용차의 연 평균 보험료가 55만원 정도이고,이 가운데 자차 보험료가 약 15만원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차량 모델에 따라 최고 3만원가량 보험료 차이가 나는 셈이다.대형 차종일수록 모델별 보험료(금액 기준) 차이가 더 커지고 국산차에 비해 수리비가 평균 2.7배 더 드는 수입차는 별도의 보험료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국산차보다 보험료가 몇 배 더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의 조사 결과 소형B 차종 가운데 현대 아반떼 1.5 오토(ABS 장착)의 2003~2005년 손해율은 46.9%로 가장 낮았고,대우 칼로스 1.5 오토(ABS 미장착)는 102.9%로 가장 높았다.

이를 기준으로 모델별 차등화가 이뤄질 경우 두 차량 운전자의 자차 보험료는 20% 차이 나게 된다.또 EF쏘나타 운전자의 보험료는 낮아지는 반면 SM5 운전자의 보험료는 높아지게 된다.

외제차의 경우 렉서스는 10%가량 자차보험료가 올라가고 벤츠는 10% 정도 할인된다.

이렇게 차량 모델에 따라 보험료가 확연히 달라지면 자동차 제작 업체들은 영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이 때문에 자동차 제작 업체들은 "모델별 차등화 도입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국내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을 들어 시행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제도 개선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자동차 보험의 적자 대책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라서 어쨌든 관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모델별 차등화는 미국 등 외국에서도 시행하고 있고 국산 수출차도 적용받고 있다"며 "차등화가 이뤄지면 국산차의 품질 개선과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료가 인상되면 그만큼 인하되는 운전자가 생기도록 보험료를 조정하게 된다"며 "전체 보험료 총량은 변함이 없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개선안은 앞으로 할인율 60% 한도에서 보험사가 할인율이 적용되는 무사고 운전 기간과 할인 폭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지금은 보험사에 관계없이 운전자가 7년 이상 사고를 내지 않았을 경우 자동차 보험료가 최고 60% 할인된다.

현재 최고 할인율이 적용되는 무사고 운전 기간이 외국에 비해 짧고,또 장기 무사고 운전자는 보험료를 적게 내기 때문에 손보사들이 가입을 거절하는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그러나 손보사들은 무사고 운전 기간과 할인율을 자율화할 경우 오히려 경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