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전자ㆍ신도리코ㆍ한국단자 등 '자산주'… '헐값'

최근 코스피지수가 단기간에 15% 이상 조정받았지만 과거 저점인 2003년 3월 지수 500선에 비하면 여전히 두 배 이상 올라있는 상태다.

하지만 개별 종목으로 보면 단기간에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2003년 3월 당시보다 더 낮게 거래되는 종목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 중 상당수가 펀더멘털(내재가치)이 훼손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시적인 수급 요인 등으로 폭락,주가가 역사상 최저수준에 근접한 만큼 선별매수에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2003년 3월17일 코스피지수 저점(512.30) 때보다 더 낮은 종목이 45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주로 꼽히는 신도리코 한국단자 디아이 자화전자 등이 대표적이다.

신도리코의 경우 현금성자산이 4000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부동산 등을 합치면 보유자산이 모두 6000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 실적 부진 우려로 JF애셋 등 외국인들이 주식을 처분하면서 수급 불안으로 큰 폭 조정받아 2003년 당시보다 20% 이상 빠져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실적이 기대이상으로 좋았고 주가수익비율(PER)도 역대 최저수준이어서 저가 매력이 부각된 상태다.자동차용 커넥터 업체인 한국단자도 순자산가치가 2000억원으로 시가총액(1271억원)보다도 많다. 1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는 계양전기도 현대차와 기아차를 공급선으로 확보해 매년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 두 회사도 최근 자동차 업황 악화 우려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집중되면서 역사상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로 자산가치가 높은 디아이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의 설비투자 감소 우려로 올 들어 주가가 50%가량 급락하면서 PER가 역대 최저인 5.77배로 낮아졌다. 자화전자도 순현금 규모가 594억원으로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하고 있지만 최근 주가 급락으로 PER와 PBR(주가순자산비율)가 각각 10.3배,1.0배로 역사적 최저점에 근접해 있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주 가운데 단기적인 업황 악화 우려로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 밑으로 떨어진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추가 조정받을 때마다 이들 종목을 분할 매수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