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이후‥현대건설.LG카드 등 줄줄이 '대기'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품에 안고 재계 11위에서 8위로 도약할 채비를 갖추자 현대건설 LG카드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매물의 향방에 재계의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현재 매각을 앞두고 있는 기업은 우리금융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인터내셔널 등 10여개사.시가총액 규모만 따져도 50조원(채권단 지분 35조원가량),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60조원을 넘는 규모다.이들 기업의 인수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데다 재계 판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한 만큼 인수전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올 최대관심은 현대건설 LG카드

대우건설 매각 이후 가장 큰 관심은 현대건설에 쏠리고 있다.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건설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대우건설 매각 종료를 기다려왔다.

채권단은 7월 중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는 등 매각 작업을 시작,내년 상반기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매각지분은 50.35%.대우건설의 전례로 미뤄볼 때 매각가격은 대체로 6조~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에 나섰다가 '공개매수' 요건에 해당한다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유권해석으로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게 된 LG카드도 주목받는 매물이다.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8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10월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동아건설과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기업 인수·합병(M&A)도 올해 끝난다.동아건설은 경남기업 등 14개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며 7월 말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 외국계 4개사,국내 1개사 등 본입찰 적격업체 5개사를 대상으로 다음 달 본입찰이 실시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9월 말 발표하게 된다.

대우정밀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S&T중공업이 지난 6일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며 가격협상을 거쳐 9월 말께 최종계약을 맺게 된다.


○우리금융 대우조선은 지연

내년께 매각 일정이 구체화될 기업도 많다.

우리금융 하이닉스 대우조선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금융은 금융지주회사법에 2007년 3월(공적자금관리위원회 동의시 1년 연장 가능)까지 매각을 끝내도록 돼 있지만 정부가 매각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국내 자본이 지배하는 대형 은행은 우리금융만 남은 상태이기 때문.

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보유지분 78% 중 경영권과 관계없는 지분 5~15%를 8~9월께 공모를 통해 파는 방안만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경우 주간사인 산업은행이 발주한 매각 관련 컨설팅 결과가 9월 말께 나온다.

산은은 이를 바탕으로 매각에 들어갈 방침이지만 공개매각시 해외로의 기술유출이 우려되는 데다 군함 잠수함 등을 만드는 방위산업 부문도 있어 매각은 내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26일 2차 지분매각(4300만주,9.6%)을 끝냄에 따라 차차 경영권 매각에 나설 예정이지만 시기는 불투명하다.

채권단이 갖고 있는 나머지 지분 41%에 대한 가격이 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를 인수할 국내 기업을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지분을 한꺼번에 매입할 국내 전략적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분산매도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쌍용건설 대한통운 등도 마찬가지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비상장된 교보생명 주식 24%를 가지고 있는 데다 미얀마 가스전의 경제 가치가 정확히 파악이 안돼 매각이 늦어지고 있다.

매각되려면 교보생명 상장 등이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쌍용건설의 경우 최대 채권자인 자산관리공사(캠코)가 현대건설 매각이 종료된 이후에 매각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대한통운도 매각에 필요한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 최종완공증명서(FAC) 발급이 일러야 연말께 이뤄질 전망이어서 매각이 올해 시작되기는 힘들다.

유병연·송종현·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