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산별노조 전환 비상‥이번주부터 속속 찬반투표

현대자동차 대우조선 등 주요 대기업 노동조합들이 산업별 노동조합(산별 노조) 전환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이번 주에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어서 해당 회사마다 비상이 걸렸다.

산별 노조는 동일 산업의 여러 개 기업노조가 하나의 노조를 만들어 사용자측과 공동교섭을 벌이는 형태를 말한다.25일 관련 기업과 노조에 따르면 대우자동차판매 쌍용자동차 현대미포조선 기아자동차 로템 등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소속 대형 노조들은 26일부터 30일까지 산별 전환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또 7월에는 현대제철 삼화금속 현대하이스코 등도 잇따라 찬반투표에 가담할 계획이고 LG전자 등 한국노총 금속산업연맹소속 노조들도 산별 노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8,29일 양일간 산별 전환 투표를 실시하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26일부터 노조의 파업일정까지 겹쳐 있어 회사측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회사측은 정몽구 회장의 구속으로 경영공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산별 노조체제로 전환될 경우 교섭비용 증가 등에 따라 노사관계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노조가 상급단체의 일정에 의해 산별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유지해왔던 노사협력 구도가 무너질수 있기 때문이다.

26∼28일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대우조선해양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 회사측은 "산별 노조로 가면 조선업이라는 회사의 특수성이 충분히 감안되지 않아 임단협 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세아제강노조는 현대차 노조 등의 투표결과를 지켜본 뒤 오는 7월10일께 산별 전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산별노조 체제로 가면 공동교섭을 벌여야 하는데 과연 임단협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이들 개별 노조가 거대한 단일 산별 노조로 통합될 경우 여러 기업 노사가 한 테이블에 앉아 공동 교섭을 벌여야 되기 때문에 교섭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재황 경총 정책본부장은 "현행 기업별 노조체제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격차가 벌어진 가운데 산별노조로 전환한다는 것은 세계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며 "대기업 노조가 산별로 바뀌면 각종 정치적 이슈나 대정부 투쟁 등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커 노사갈등이 지금보다는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기설 노동전문·울산=하인식 거제=김태현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