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모니터 "이젠 디자인이다"

PC용 LCD 모니터 디자인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국내 PC 모니터 시장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디자인 경쟁이 흥미롭다.삼성과 LG는 경쟁적으로 '디자인 경영'을 화두로 내세우며 소비자의 눈길을 한눈에 잡아끌 만한 감각적인 디자인을 채용한 모니터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지난 5월 감성적인 조형미를 강조한 LCD 모니터인 PC용 LCD 모니터 '플래트론 판타지(Fantasy) 시리즈(L1900)'를 내놓았다.

'빛과 사람'이라는 디자이너의 영감을 담아 설계한 모니터로 '예술 작품'을 표방한다.케이블 박스에 전원선,컴퓨터 신호선을 연결해 깔끔한 처리가 가능한 '원 케이블(One Cable)' 구조를 적용했다.

△빛을 담은 도자기를 연상시키는 L1900J △빛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의 원을 형상화한 L1900R △빛을 음미하는 월식을 나타낸 L1900E 등 3종이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제품은 붉은 빛의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접목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며 "또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그 자체만으로 실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예술적으로 디자인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성능도 디자인 못지 않다.

화면의 가장 어두운 색상과 밝은 색상의 비율을 나타내는 명암비는 2000 대 1,색상을 인식해 실제로 구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응답속도는 4ms(1000분의 4초)다.

가격은 55만원.LG전자는 '판타지 시리즈'를 홍보하기 위해 세계적인 자동차·가구 브랜드와 손잡고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벤츠,BMW,바막스,포토코,위트만 등 유명 수입차와 고급 가구 매장에 판타지 모니터를 전시,차별화한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이에 맞서 최근 '아이콘 디자인' 전략을 반영했다는 '컬렉션'(모델명 싱크마스터 매직 CX913P)을 공개했다.

삼성이 추구하는 '아이콘 디자인'이란 소니의 '워크맨',애플의 '아이팟'처럼 시대 문화를 대변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2년여간 공들여 만들었다는 이 제품은 스탠드 아래 부분의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뫼비우스의 띠'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에서 일명 '모비우스 모니터'로도 불린다.

전면부에 '전원' 버튼을 포함한 어떤 버튼도 보이지 않는다.

단아한 모양새와 기하학적 모양의 삼중 접이식 스탠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명암비는 1500 대 1,응답속도는 6ms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모니터의 형식을 탈피해 현대적인 감성이 어린 디자인과 기능을 결합시킨 제품"이라며 "모니터 시장의 '아이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컬렉션' 시리즈도 LG와 마찬가지로 '명품 마케팅' 차원에서 서울 한남동 리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크 로스코' 전시회에 첫선을 보였다.

앞으로는 해외 미술관·박물관에도 전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49만원.검은 색과 하얀 색 두 가지 색상이 나와 있다.삼성전자는 '컬렉션' 시리즈 출시 기념으로 당분간 구매 고객에게 무선 마우스와 무선 키보드를 함께 증정한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