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차만 타면 울렁울렁… 버스ㆍ승용차에선 앞좌석에 헐렁한 옷 입으면 '멀미 안녕~'

[건강한 인생] 차만 타면 울렁울렁… 버스ㆍ승용차에선 앞좌석에 헐렁한 옷 입으면 '멀미 안녕~'
"땅 끝 마을 해남에서도 차를 타고 1시간쯤 들어가야 하는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우리 엄마는 나를 낳은 이후로 한 번도 차를 타 본 적이 없습니다.차를 타보기는 커녕 지나가는 차를 보기만 해도 식은 땀이 줄줄 흐르고,울렁증이 생긴답니다."

최근 막을 내린 영화 '엄마'에 나온 대사다.이 영화에서는 멀미 때문에 3박4일 동안 걸어서 막내딸 결혼식장에 가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멀미가 그만큼 고통스럽다는 얘기다.

멀미를 겪는 사람들은 차만 타면 메스껍고 어지러움을 느끼기 때문에 여름 바캉스를 맞이하고도 걱정부터 앞서기 일쑤다.멀미는 왜 생기며 이를 극복하고 바캉스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몸의 평형 기능 이상으로 멀미 생겨

멀미는 자동차,항공기,배 등을 탔을 때 생기는 진동이 몸의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귓속 세반고리관을 자극해 일어난다.세반고리관 속에 있는 액체가 비정상적인 진동을 뇌의 구토 중추에 전달해 각종 멀미증세를 일으키게 한다. 의학용어로는 움직임 때문에 생긴다고 해서 '동요병(動搖病)'으로 불린다.

때로는 시각적인 자극이나 차 안의 역한 냄새도 멀미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차 안에서 책을 읽으면 평소에 멀미를 하지 않던 사람도 멀미증세를 겪곤하는데 이는 세반고리관과 시각의 느낌 차이에서 비롯된다.세반고리관에서는 몸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를 뇌로 보내는데 눈은 책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 뇌가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단순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만 있어도 멀미가 나는 것도 세반고리관과 눈이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차나 지하철에서는 멀미가 잘 생기지 않는데 이는 버스나 승용차보다 흔들림이 적기 때문이다.

◆ 버스에서는 앞좌석에 앉고 옷은 헐렁하게

멀미를 자주하는 사람은 여행 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버스나 자동차에서는 가급적 앞좌석에 앉는 것이 좋다.

비행기는 진동이 적은 주날개 위쪽,배는 가운데 위쪽 자리에 앉도록 한다.

식사는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출발 2시간 전에는 마치고 차 안에서는 음식물 섭취를 삼가해야 한다.

또 꽉 끼는 옷보다는 다소 헐렁한 옷을 입으면 멀미 예방에 도움이 된다.

노래를 부르거나 얘기를 하면서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멀미약은 신체가 불균형을 느낄 때 분비하는 히스타민과 콜리너직 물질 생성을 억제해 멀미를 예방해준다.

명문제약 '키미테' 등 패치제는 4시간 전에 붙이고 부광약품'뱅드롱' 등 경구약은 탑승 30분~1시간 전에 복용한다.

멀미약은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운전자는 사용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일단 멀미가 생겼다면 멀미약으로는 증상을 없애지 못한다.

찬바람을 쐬거나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녹차를 마시면 멀미 완화에 도움이 된다.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 도움말=이계성 대전 선병원 소화기 내과 소장,손기호 삼성서울병원 약제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