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4기 16개 광역단체장 취임 일성은...


3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시·도정 업무에 들어간 16개 광역단체장들의 첫 일성은 '경제'였다.

이날 시·도 단체장들은 취임사를 통해 하나같이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을 뉴욕과 같이 활력 넘치는 경제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매연저감장치 부착 등 경유차 대책만으로는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교통환경부담금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자가용의 서울 도심 진입을 제한하겠다는 의미로 자가용 운전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김관용 경북지사는 '부자 경북'을 모토로 내세웠으며,김완주 전북지사는 아예 "도정을 경제에 올인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경제 다걸기(올인)' 전략과 함께 서울 부산 경남 등은 도시경쟁력을 높여 동북아 중심도시로 키워 나가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서울은 문화경쟁력을 높이기로 했으며,부산은 해양 관광 교육 등의 분야를 중점 육성하기로 했다.경남은 전남과 손잡고 남해안을 동북아 중심 산업·관광벨트로 키우는 '남해안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제에 올인한다"

16개 시·도지사들 대부분은 경제를 첫 번째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했다.특히 수도권 이외의 지역 단체장들은 취임사의 대부분을 경제 관련 내용으로 채웠다.

'일자리 없는 성장'과 '8 대 2(빈익빈 부익부) 경제구조'가 지방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취임 일성으로 '경제 살리기'를 내세웠다.

그는 취임사에서 "강한 충북을 향한 첫 번째 과제는 경제살리기"라고 지적했다.

정 지사는 "대규모 고용과 대기업 유치는 경제 활성화의 핵심 관건"이라며 "분규 없는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울산을 역동적인 '산업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오토(자동차)밸리와 화학연구단지를 조성하는 등 첨단산업 인프라를 확충,지식기반 산업을 접목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경제에서 시작해 경제로 민선 4기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1차 산업 중심의 전북지역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초정밀 첨단부품소재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지역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삶의 질 향상도,시민 복리 증진도 이룰 수 없다"며 "미래산업단지 100만평을 조성해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동북아 중심도시 추진

수도권 3개 광역시와 부산 경남 등은 경제 살리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지역 경쟁력 강화를 통해 동북아 중심도시로 우뚝 서겠다는 장기 플랜을 제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경쟁력은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라고 전제한 뒤 "서울이 상하이 베이징 도쿄 등 동북아 지역의 세계적인 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기도를 한국 경쟁력의 중심 지역으로 만든다는 구상을 분명히했다.

그는 특히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세계 역사상 유례 없는 악법으로 중국 진시황의 '분서갱유'보다 더 나쁘다"며 "이 때문에 외국 자본은 중국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세계로 열린 선진 부산'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해양 관광 기업 교육 등 4대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또 산업용지를 확충,기업의 역외이전을 막고 국내외 우수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환경과 문화 경쟁력 키운다

산업경쟁력과 더불어 '녹색 경쟁력'을 함께 강조한 단체장들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단체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그는 "전통과 첨단이 어루러진 문화도시를 건설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청계천에서 인사동을 거쳐 명동으로,종묘에서 세운상가를 지나 남산으로 자연스럽게 걸어갈 수 있도록 '강북도심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최악의 공해도시에서 최고의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어와 철새가 돌아온 태화강을 세계적인 생태하천으로 만들어 울산을 산업화된 생태환경도시의 전형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3000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전국 최고의 녹색웰빙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무분별한 도시개발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박광태 광주시장은 "광주를 한국의 '문화수도'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옛 전남도청에 건립 중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만화와 게임,컴퓨터 그래픽,디자인 등의 문화산업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