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표경선 첫 TV토론‥약점 들추며 난타전

한나라당 7·11 전당대회 대표경선에 출마한 8명의 후보들은 3일 첫 TV토론회에서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각 후보들은 경쟁 후보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현안마다 날을 세웠다.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강재섭·이재오 후보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권영세 후보는 "이 후보가 과거에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독재자의 딸'이라고 비판했는데,퇴임식에선 '대표가 곧 한나라당이었다'고 말했다"며 "지금은 생각이 바뀐 것인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 후보는 "언론에서 말을 거두절미해 오해를 샀다"며 "원내대표로 함께 일하면서 박 전 대표의 애국심에 감동받았다"고 해명했다.전여옥 후보는 "이미 최고위원이 되신 분이 한 분 있다"는 이 후보의 '덕담'에 "죄송하지만 목표는 당 대표"라고 반박한 뒤 사학법 재개정 실패의 책임을 물었다.

또 "박 대표와 임기를 같이 하겠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한나라당의 재개정안을 받아주는 게 옳다는 지지를 얻어냈다"며 성과를 강조했다.권영세 후보는 강재섭 후보가 2003년 대표경선 때 '세대교체론'을 내세웠던 점을 들어 공세를 폈다.

권 후보는 "당시 '중국 장쩌민이 아직 젊은데도 후진타오를 내세워 미래를 준비했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경륜'을 강조하고 있다"며 "수미일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이에 강 후보는 "장쩌민은 70세가 넘어 물러났고 나는 아직 후진타오보다 젊다"며 "그렇게 비교해선 안된다"고 쏘아붙였다.이어 "민정계니까 무조건 안된다는 논리는 옳지 않다"며 "누가 상상력과 비전을 갖고 당을 속도감있게 이끌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방호 후보는 강창희 후보에게 "5공화국 권력의 핵심인물이 당 대표를 맡는 게 적절한가"라고 따졌다.

강 후보는 "민정계 출신이지만 민주화에 역행하거나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며 "5공이든 민정계 인사든 다모아 정권 창출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받아쳤다.

이방호 후보는 권 후보를 겨냥,"소장파들은 당내 문제로 대표를 공격하면서도 대여투쟁에서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그러나 권 후보는 "오일게이트와 도청사건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대여공격을 주도하다시피 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