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건설사.집단중도금 대출까지 줄여‥주택시장 '꽁꽁'

주택시장과 관련한 은행의 자금 공급 축소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기 위한 담보대출에 이어 건설회사 사업승인 단계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분양단계의 집단중도금대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금 공급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주택 구매자뿐만 아니라 공급자에 대한 자금 줄을 조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중순 금융감독원의 창구지도(주택담보대출 총량 제한)로 일시 대출을 중단했던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이달 들어 대출을 재개했다.

하지만 투기지역 내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은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사실상 대출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다.이에 따라 투기지역 내 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은행 관계자들은 "강남 분당 등 고가 아파트가 최근 들어 가격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것도 금융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주택자금 공급 축소는 주택공급자 측으로 확산되고 있다.사업성이나 건설사의 보증을 받고 돈을 빌려주는 PF 및 집단중도금 대출까지 엄격한 심사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주택 공급자 금융은 기존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대출과 달리 분양이 실패하거나 건설회사가 무너지면 대출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자금력이 튼튼한 대형 건설사가 분양하고 사업성이 뛰어난 사업에만 PF대출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계는 은행권이 아파트 공급시장에 자금공급을 꺼리게 될 경우 전체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김장희 국민은행 연구소장은 "하반기 국내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이 같은 자금공급 축소는 부동산 경기를 위축시켜 경기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