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목욕탕에서도 부자는 뭔가 다르다

30대 중반의 평범한 직장인 독고철.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며 살았지만 아직 집도 한 채 없는 총각 신세다.

그런 그의 주변에 숨어있던 부자들이 잇달아 나타나 쇼크를 준다.외국계 생명보험회사로 옮긴 선배는 연봉이 3억5000만원이라며 그를 주눅들게 하고 회사에서 매일 만나는 구두닦이 아저씨는 알고보니 월수입이 2000만원.인근 상가 떡집 아주머니는 에쿠스를 타고 배달을 가고,주말 등산로에서 채소 파는 할머니는 월평균 수입 600만원에 새로 지은 빌딩도 갖고 있는 알부자다.

이쯤 되면 누구라도 "나는 그동안 뭐하고 살았지?"라며 자책할 만하다.

'목욕탕에서 만난 백만장자의 부자 이야기'(박성준 지음,일빛)는 낙담한 독고철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난 백만장자가 일 대 일로 들려주는 부자학 특강을 소설 형식으로 꾸민 책.단순한 부자를 넘어 세상의 이치를 통달한 현인에 가까운 백만장자는 주인공을 초특급 호텔의 VIP클럽으로 초대해 부자가 되기 위한 발상법과 생활습관,돈을 대하는 태도에서부터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까지 차근차근 설명하고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해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자의 대열로 인도한다.동네 목욕탕에서 독고철을 처음 만난 백만장자는 우선 나란히 서서 샤워하는 사람들 가운데 누가 부자인지 가려내 보라고 한다.

벌거벗은 사람들 중 누가 부자일까.

가만히 살펴보니 부자는 물을 아껴쓰고 다 쓴 치약도 한 번 더 쥐어짜서 쓰며 수건 한 장으로 목욕을 마치는 사람들이다.부자들은 절약습관이 몸에 밴 탓에 자기 것이 아니더라도 아껴쓰며 이런 사소한 차이가 쌓여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가른다는 것이 백만장자의 설명이다.

부자가 되려면 상식을 뒤집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백만장자는 강조한다.

코카콜라의 경쟁자는 펩시콜라가 아니라 물이며 맥도날드는 햄버거가 아니라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회사라는 것.부자가 되려면 돈에 관한 전문가들을 멘토로 삼아야 하며 사치하지 않고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않으며 남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이용해야 한다고 그는 일러준다.또한 내가 돈을 쫓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를 따르도록 하는 '머니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부자가 되기 위한 구체적 방법도 제시한다.

"신문 속에 부자의 길이 있다"면서 신문에서 돈의 흐름을 좌우하는 정책과 시장의 반응,돈을 유혹하는 광고를 잘 파악하라고 설명한다.

비상금 모으기,현금만 사용하기,예산 범위 내에서만 소비하기,채무리스트 만들기 등의 노하우도 일러준다.

백만장자의 이런 가르침과 과제를 주인공이 실천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특히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허를 찌르는 백만장자의 교육방식과 소설적 구성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360쪽,1만2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