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포기한 일본 ‥ "연내 금리 추가인상 없을듯"

다이와증권SMBC에서 한국 데스크를 맡고 있는 가와나 코우 국제금융부 아시아팀장(43)은 14일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 해제와 관련,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예견된 일로 이미 시장에 반영돼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와나 팀장은 이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년 중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지 여부"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그는 또 "한국 기업이 발행하는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 금리도 오르겠지만 물량 소화는 쉬워져 자금 조달 측면에선 오히려 유리해 질 수 있다"며 원·엔 환율은 현재 100엔당 830원 선에서 하반기 중 850원 선 정도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역 인근에 위치한 다이와증권 본사에서 그를 만나 향후 금융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일본은행이 올해 안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은.
"7월 초 발표된 단칸(기업 경기 단기 관측조사)에서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물가도 디플레(물가하락)에서 벗어나는 단계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연내 또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지만 경제 여건상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판단된다."-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 금리 영향은.


"시중 금리의 물줄기가 상승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 관심은 금리 상승 속도다.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3월 양적 완화 정책 중단 이후 예상된 결정이어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다.

현재 1.93% 수준인 장기 금리(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기준)도 하반기 중 2.0%를 넘진 않을 것으로 본다."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증시 전망은.

"증시는 다음 주부터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은 일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는 만큼 증시에 호재인 측면도 있다.

주식시장은 금리 인상보다는 미국 경제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정책에 더 영향을 받을 것이다."

-외환 시장은 차분하다.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나.

"외환시장에 큰 반응이 없는 것은 3월 양적 완화 정책 해제 후 예정된 수순이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여전히 커 지금 수준으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일본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야 강세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

올 하반기 중 달러당 110엔 선,100엔당 850원 선 정도로 예측된다."

-올 들어 한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 금리가 많이 올랐다. 한국 기업에 대한 영향은.

"사무라이본드 경우 발행 때 적용되는 시장기준금리(Japan Yen Swap Rate)가 최근 6개월 사이에 0.7%포인트(5년물 기준)가량 올랐다.

시장 기준 금리 상승세는 이어져 회사채 발행 기업의 이자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반대로 일본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수요도 늘어나 더 많은 한국 회사들이 쉽게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금리가 올라가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그래도 훨씬 이자 부담이 낮은 편이다."

-한국 증시에 대한 영향은.

"해외 증시에 투자됐던 엔캐리 자금의 일부가 최근 일본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한국 주식에 투자한 액수는 많지 않아 금리 인상으로 회수되는 자금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금리보다는 앞으로 한국경제 펀더멘털이 어떻게 되느냐가 주가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가와나 아시아팀장은 한국 주가 수준이 적당하다고 보느냐고 묻자 "증권회사 종사자 입장에서 투자 대상 국가의 주가를 전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답변을 피한 뒤 "올 들어 세 차례 한국에 가봤지만 갈 때마다 한국 부동산은 일본의 버블(거품)경제 시대보다도 거품이 더 많이 낀 것 같다"며 말을 맺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