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7일자) 심상치 않은 중동 고유가 후폭풍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다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등으로 촉발된 중동 위기로 세계경제에 또다시 고유가 파동(波動)이 몰아닥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78달러대로 들어서고 두바이유 또한 70달러를 돌파하는 등 세계 3대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더욱 심각한 것은 중동지역 등 국제정세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는데다 세계적 에너지 수급불균형,투기자금으로 인한 석유시장 교란 등으로 초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이대로 가다가는 제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할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이번 유가폭등 사태로 받게 될 충격을 생각하면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특히 근래들어 유가상승에다 환율하락,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실제로 대한상의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을 넘어설 경우 국내 기업의 60%가 조업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래의 5.3%에서 5.1%로 하향조정해 발표한 것도 이런 국제경제 여건의 악화를 감안한 것임은 물론이다.

일본의 '제로금리'포기가 국제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한마디로 국제경제환경도 우리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못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경각심(警覺心)을 갖고 유가폭등 사태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에너지 절감,대체에너지 및 해외자원 개발 등 통상적인 대책의 지속적인 추진은 물론이고 사태변화에 따라서는 강력한 수급안정대책 등을 서둘러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