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미국의 베트남 껴안기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미국의 경제적 번영과 국가안보를 위해 미 의회가 서둘러야 할 일이 있다.바로 베트남과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를 조속히 승인하는 것이다.

PNTR는 미 정부가 무역상 최혜국대우를 항구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호찌민에서 베트남에 PNTR를 부여하는 내용의 쌍무협상 합의서에 서명했고 의회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미국 경제는 자유로운 무역과 자본시장 개방으로 커다란 혜택을 누려왔다.

베트남과 PNTR를 복원하는 것은 이 같은 개방을 통한 이익을 더욱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베트남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협상을 거의 마무리해가고 있다.WTO 가입이 확정되면 베트남은 글로벌 다자간 무역시스템의 일원이 돼 무역 상대국들에 자국 시장의 진입장벽을 철폐할 것이다.

또 자국 상품과 서비스를 한층 완화된 무역환경에서 상대국들에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베트남 경제의 성장을 위한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이고 베트남을 국제사회에 통합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다.미 의회는 베트남의 WTO 가입이 미 경제에 가져다 줄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입법조치도 단행해야 한다.

베트남이 매년 미국으로부터 인권 문제 개선에 대한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냉전시대의 요구조건을 철폐하는 입법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을 국제사회에 더욱 통합시킬 수 있다면 인권 상황도 개선될 것이고 미국의 국가안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의회는 베트남과의 PNTR를 승인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기여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베트남이 미국으로부터 PNTR를 보장받게 되면 스스로 국제사회의 파트너라는 인식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될 것이고 이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적잖은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이 WTO 회원국이 되면 다른 국가들과 활발한 경제적 교류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미 의회의 PNTR 승인이 늦어지면 미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은 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이고 중국 유럽 등 경쟁국들이 베트남 시장을 선점할 것이다.

중국 인도 등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고도 경제성장을 구가하면서 글로벌 경쟁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이 고집해온 무역 자유화와 시장친화적 경제 시스템은 대규모 쌍둥이 적자라는 역효과를 만들어내 미 경제를 옥죄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과 '정부'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시장은 스스로 경제적 성공을 위한 모든 필요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양질의 공공교육,인프라,기초 연구,최적의 에너지 공급 등은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부문이다.

의회가 베트남에 대한 PNTR를 승인하는 것도 이 같은 지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미 기업과 경제의 번영을 위한 시장의 노력을 의회(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이 글은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회장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Good Morning,Vietnam'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