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脈] 전군표 국세청장 ‥ 바둑.운동등 친교도 활발

"강원도 삼척 탄광지대에서 태어나 시골 중·고등학교와 지방국립대를 졸업했습니다. 내세울 만한 학연이나 지연은 없습니다."

전군표 신임 국세청장(52)은 지난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말했다.인구 자체가 적은 강원도 출생(삼척 도계읍)인데다 강릉고 출신 가운데 몇번째 안 되는 행정고시 합격자인 까닭에 관가에 선배가 별로 없다.

대학은 경북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KS(경기고-서울대) 출신 관료들에 비하면 학연을 통한 인맥은 좁다는 얘기다.그렇다고 그의 인맥이 좁지만은 않다.

오히려 '마당발'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지인들이 사회 전반에 넓게 포진해 있다.

그는 리더십이 있고 선이 굵은 외모 만큼이나 호방하다.이번 인사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알려진대로 153의 IQ를 갖고 있는 그는 바둑실력이 출중한데다 테니스 골프 등 각종 운동에도 능해 사람들이 주변에 잘 모인다.


그가 국세청 내부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청장까지 오르게 된 데에는 각고의 노력이 숨어있다.

특히 아끼는 국세청 후배에게 어떻게 사람들을 사귀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맥관리 비법'을 전수할 정도로 인간관계에 깊은 공을 들여왔다.강릉고 출신은 많지 않아 매우 친하게 지낸다.

최명희 강릉시장과 권혁인 행정자치부 지방행정본부장,최경덕 동양시멘트 삼척공장장,김형익 재 캐나다 목사 등이 그가 터놓고 얘기하는 동문들이다.

최 시장은 그가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지난 3일 민선 4대 시장으로 취임했다.

서울에서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같이한 최 시장(행시 21기)은 "전 내정자는 성격이 화끈한데다 농담도 잘하고 술도 잘 마시며 각종 운동이나 바둑 등에도 뛰어나 항상 친구들이 따른다"며 "정과 의리를 지키는 스타일로 두루두루 아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장동희 제네바 차석대사,김태환 총리실 재경금융심의관 등은 그가 손꼽는 대학 동기다.

전 청장은 행시 20회지만 합격 후 곧바로 군복무를 하는 바람에 교육은 22회와 함께 받았다.

때문에 친한 행시 동기는 그리 많지 않다.

국방대학원 등을 함께 다닌 장태평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장(행시 20회),윤용로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21회),신철식 기획예산처 정책홍보관리실장(행시 22회),유영환 정보통신부 차관(행시 21회) 등과 자주 만난다.

특히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외아들인 신철식 실장과는 각별한 사이다.

신 실장은 "술 노래 골프 등 못하는 게 없어 어울리는 데 어려움이 없는데다 공·사 구별이 뚜렷해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서울에 별 친구가 없는 전 청장과 같이 지내다보니 내 친구들이 다 전 청장의 친구가 돼버렸다"고 털어놨다.

범 강원권 인맥도 빼놓을 수 없다.

권오규 신임 경제부총리,함승희 변호사(전 국회의원) 등이 그런 경우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맥은 국세청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만들어졌다.

관계에 인맥이 편중돼 있는 이유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에서 일하면서 참여정부 핵심 인사와 안면을 익혔다.

전 청장은 모교인 경북대 교수로 당시 경제1분과 간사위원을 지낸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조기준 한국은행 기획국장 등과 친하게 지냈다.

국세청 선배 가운데는 이주성 전 청장을 은인으로 꼽는다.

이 전 청장은 수많은 선배들을 제쳐놓고 전 청장을 차장으로 발탁했으며 지난달 물러나면서 후임 청장으로 전 청장을 추천할 만큼 마음이 통했다고 한다.

절친한 후배로는 서울청 조사1국장 시절,조사 3국장을 지내며 팀워크를 맞췄던 오대식 정책홍보관리관과 론스타 등 외국계 펀드조사 등 굵직굵직한 조사업무를 같이한 한상률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직계'로 꼽힌다.

또 강릉고 선배인 김호기 대구지방국세청장과도 친분이 깊다.

범 강원권 후배로는 춘천출신 김창섭 서울청 조사 4국장,강릉출신 허병익 납세지원국장 등이 있으며 경북대 후배로는 안원구 서울청 조사1국장이 있다.

서울청 조사1국장,국세청 조사국장 등을 거친 '조사통'인 그는 검찰 감사원 재계 등과의 교류도 많은 편이다.

검찰에선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과 교분이 있으며 경북대 선배인 이승구 서부지검 검사장과 강릉고·경북대 후배인 박영화 변호사(전 서울지법 부장판사)와도 자주 만난다.

감사원의 김종신 감사위원,하복동 제1사무차장 등과는 테니스를 즐겨 친다.

그는 조사국장 시절 국세청 테니스 선수단장으로 중앙부처 테니스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의 바둑은 아마 5단 수준으로 김기태 전 재경부 부동산기획실무기획단 부단장,김진세 전 고검장 등과 자주 실력을 겨룬다.

올 3월 명예퇴직한 뒤 김&장에서 일하고 있는 김 전 부단장은 재경부 파견 시절 친분을 쌓았으며 인수위에서도 함께 일했다.김진세 전 고검장(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춘천세무서장 시절 춘천지검 검사장으로 만나 바둑으로 친분을 유지해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