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가 진단한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부동산 급랭땐 소비위축 등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9일 '아시아 경제 모니터'(7월 발행)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위협하고 있는 투자 부진이 정부가 최근 보여줬던 국내외 기업에 대한 고압적 자세와 노동 시장의 경직성,기업지배구조에서 비롯된 구조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제기됐다.


○올 성장률은 5.1%ADB는 올 한국 경제 성장률을 5.1%로 전망했다. 작년 12월의 전망치 5.0%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싱가포르 6.1%,홍콩 6.5%,인도네시아 5.4% 등 주변국보다 낮다.

성장률을 소폭이나마 높게 조정한 것은 소비 증가세가 이어지고 수출 기업의 실적이 향상되고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한국 경제의 위협 요인ADB의 성장률 상향 전망은 보고서 전체를 보면 큰 의미가 없다.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소비증가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 ADB 스스로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세를 들며 성장 동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했다. 선행지수는 지난 5월 5.4% 증가,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함으로써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출 기업의 수익성 악화도 위협 요인으로 지적됐다. ADB는 원화 강세와 임금 상승으로 수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어 이익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 급락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그런 사태가 생길 경우 빚이 많은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키고 건설 활동을 압박하며 은행의 부실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책적 권고ADB는 정책 권고와 관련, 한국은행이 작년 10월 이후 네 차례 금리를 올려 인플레가 억제 목표치 2.5~3.5%에 머물고 있지만 고유가 지속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지배구조 문제,최근 나타났던 국내외 기업에 대한 정부의 고압적 자세,노동시장 경직성 등으로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며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ADB는 투자 부진을 구조적 문제로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자산 가격이 일부 지역에서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가계의 주택담보 대출과 중소기업의 부동산담보 대출 등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