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사업으로 파산 1년만에 빚 23억 청산‥천호식품 김영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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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다' 'IMF 때보다 어렵다'고 하는 것은 자기 변명에 불과합니다. 사업하는 사람은 항상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하는 눈이 있어야 하고,목표가 섰으면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살아 남습니다."
부산에서 중견업체 천호식품을 운영하는 김영식씨(56). 그는 식품사업을 하다 실패했지만 오로지 한 우물을 파서 재기했다. 그에게는 '뚝심대장'이란 별명이 늘 붙어다닌다.김씨는 의료기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1989년 교통사고로 팔꿈치 뼈를 다친 뒤 '달팽이를 달여 먹으면 나을 것'이라는 친구 한의사의 권유로 그대로 해 효험을 얻게 되자 달팽이 진액 식품사업을 시작했다. 92∼93년 2년 동안에만 50억원을 번 그는 94년 부산에서 현금 보유액 100위 안에 들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짧은 기간에 성공을 거둔 그는 무슨 사업이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은행 돈까지 빌려 건설업 체인업 등 신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순식간에 쪼들리기 시작했고 공장과 집까지 경매에 넘어갔다. "4000원짜리 점심 한 끼 사먹을 돈이 없어 라면으로 하루를 때우기도 했습니다. 죽을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떠올라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김씨는 대리점 판매를 없애고 완전 직판형식으로 영업패턴을 바꿨다. 그리고 매일 서울 강남역 지하도를 돌며 새로 개발한 쑥제품 전단지를 돌렸다.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쑥색으로 맞추고,버리는 전단지는 다시 주워 사용했다. '못팔면 죽는다'는 각오로…. 1주,2주가 지나자 한두 건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씨는 자사제품의 우수성을 외국에 알리기로 했다. "이왕 하는 김에 통 크게 놀아봤죠."
김씨는 2000년 12월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세계 평화를 지켜달라는 염원을 담은 편지와 함께 한국형 스테미나 식품인 '산수유' 5통을 취임선물로 보냈다. 부시 대통령이 "당신이 보내준 제품을 잘 받았고,앞으로 사업이 번창하기를 바란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답장을 보내오자 이 같은 내용을 전단지에 담아 광고로 활용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직판영업을 한 지 1년 만에 23억원의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 2003년 서울 역삼동에 7층짜리 사옥도 마련했다.
이후 김씨는 경성대 신라대 울산대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110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산수유 홍삼진액 석류 제품 등이 인기를 끌었다. 그는 자칭 '자기 단련 스포츠 경영'을 통해 자신의 건강도 다지고 제품도 알리는 이색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초 한 달 동안의 연습 기간을 거친 뒤 자전거를 타고 부산역에서 서울역 560km 구간을 4박5일 일정으로 돌파했다.
캐치프레이즈는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 자전거 깃발에는 '천호식품 통마늘 진액'이란 광고를 새겨넣었다. 그의 이색마케팅은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제품의 효능을 몸으로 보여주겠다며 집에서 공장까지 20km를 '마늘 마라톤에 좋다'는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마라톤 출근'을 했다. 이후 국내 마라톤 대회에 4차례나 참가,하프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마늘진액이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최근 태릉선수촌에 1500박스를 납품하는 등 주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덕택에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300억원으로 잡았다.그는 공부를 통해 인맥 쌓기와 이웃 돕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부산대 등 10여곳의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했다. 그동안 쌓아온 노력과 인간적인 신뢰 덕택에 지난 15일 부산대 최고경영자 과정 회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달 초에는 마늘 제품의 원산지인 경남 남해 마늘 농가 자녀의 장학금으로 1000만원을 기탁했다. 평소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강조해 온 그는 10년간 명절 때마다 거주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해 동사무소에 익명으로 쌀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올해 최대 목표는 본격적인 일본시장 공략이다. 우선 다음 주부터 일본 현지 체인점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 휴대폰을 열면 '마늘 캐릭터와 함께 천호식품,일본 공략'이란 저의 목표가 써 있습니다. 목표만을 생각하고 모든 행동을 거기에 맞춥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 창업을 꿈꾸는 중년들에게 >
꿈을 꾸는 사람만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경영자는 끊임없이 사업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만든 아이디어는 즉시 행동에 옮겨야 합니다. 저는 명함에 "생각하면 행동으로"를 새겨서 다닙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경영자의 성공은 열심히 뛰는 데 달려있습니다. '사업운이 없다' '기회가 오지 않는다'라고 핑계를 대서는 안됩니다. 팔리는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시장트렌드에 맞게 경영인이 직원과 함께 마케팅에 나서야 효율적입니다. 고객 신뢰 확보와 이를 이어가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고객은 떠날 때는 10초 걸리지만 돌아오려면 10년 걸립니다. 신규 고객 확보도 중요하지만 단골고객에게는 제품의 정보를 주고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저는 '뚝심 카페'를 만들어 네티즌들에게 제품 홍보와 함께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며 부자되는 꿈을 심어주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중견업체 천호식품을 운영하는 김영식씨(56). 그는 식품사업을 하다 실패했지만 오로지 한 우물을 파서 재기했다. 그에게는 '뚝심대장'이란 별명이 늘 붙어다닌다.김씨는 의료기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1989년 교통사고로 팔꿈치 뼈를 다친 뒤 '달팽이를 달여 먹으면 나을 것'이라는 친구 한의사의 권유로 그대로 해 효험을 얻게 되자 달팽이 진액 식품사업을 시작했다. 92∼93년 2년 동안에만 50억원을 번 그는 94년 부산에서 현금 보유액 100위 안에 들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짧은 기간에 성공을 거둔 그는 무슨 사업이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은행 돈까지 빌려 건설업 체인업 등 신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순식간에 쪼들리기 시작했고 공장과 집까지 경매에 넘어갔다. "4000원짜리 점심 한 끼 사먹을 돈이 없어 라면으로 하루를 때우기도 했습니다. 죽을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떠올라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김씨는 대리점 판매를 없애고 완전 직판형식으로 영업패턴을 바꿨다. 그리고 매일 서울 강남역 지하도를 돌며 새로 개발한 쑥제품 전단지를 돌렸다.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쑥색으로 맞추고,버리는 전단지는 다시 주워 사용했다. '못팔면 죽는다'는 각오로…. 1주,2주가 지나자 한두 건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생긴 김씨는 자사제품의 우수성을 외국에 알리기로 했다. "이왕 하는 김에 통 크게 놀아봤죠."
김씨는 2000년 12월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세계 평화를 지켜달라는 염원을 담은 편지와 함께 한국형 스테미나 식품인 '산수유' 5통을 취임선물로 보냈다. 부시 대통령이 "당신이 보내준 제품을 잘 받았고,앞으로 사업이 번창하기를 바란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답장을 보내오자 이 같은 내용을 전단지에 담아 광고로 활용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직판영업을 한 지 1년 만에 23억원의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 2003년 서울 역삼동에 7층짜리 사옥도 마련했다.
이후 김씨는 경성대 신라대 울산대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110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산수유 홍삼진액 석류 제품 등이 인기를 끌었다. 그는 자칭 '자기 단련 스포츠 경영'을 통해 자신의 건강도 다지고 제품도 알리는 이색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초 한 달 동안의 연습 기간을 거친 뒤 자전거를 타고 부산역에서 서울역 560km 구간을 4박5일 일정으로 돌파했다.
캐치프레이즈는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 자전거 깃발에는 '천호식품 통마늘 진액'이란 광고를 새겨넣었다. 그의 이색마케팅은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제품의 효능을 몸으로 보여주겠다며 집에서 공장까지 20km를 '마늘 마라톤에 좋다'는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마라톤 출근'을 했다. 이후 국내 마라톤 대회에 4차례나 참가,하프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마늘진액이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최근 태릉선수촌에 1500박스를 납품하는 등 주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덕택에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300억원으로 잡았다.그는 공부를 통해 인맥 쌓기와 이웃 돕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부산대 등 10여곳의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했다. 그동안 쌓아온 노력과 인간적인 신뢰 덕택에 지난 15일 부산대 최고경영자 과정 회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달 초에는 마늘 제품의 원산지인 경남 남해 마늘 농가 자녀의 장학금으로 1000만원을 기탁했다. 평소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강조해 온 그는 10년간 명절 때마다 거주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해 동사무소에 익명으로 쌀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올해 최대 목표는 본격적인 일본시장 공략이다. 우선 다음 주부터 일본 현지 체인점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 휴대폰을 열면 '마늘 캐릭터와 함께 천호식품,일본 공략'이란 저의 목표가 써 있습니다. 목표만을 생각하고 모든 행동을 거기에 맞춥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 창업을 꿈꾸는 중년들에게 >
꿈을 꾸는 사람만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경영자는 끊임없이 사업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만든 아이디어는 즉시 행동에 옮겨야 합니다. 저는 명함에 "생각하면 행동으로"를 새겨서 다닙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경영자의 성공은 열심히 뛰는 데 달려있습니다. '사업운이 없다' '기회가 오지 않는다'라고 핑계를 대서는 안됩니다. 팔리는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시장트렌드에 맞게 경영인이 직원과 함께 마케팅에 나서야 효율적입니다. 고객 신뢰 확보와 이를 이어가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고객은 떠날 때는 10초 걸리지만 돌아오려면 10년 걸립니다. 신규 고객 확보도 중요하지만 단골고객에게는 제품의 정보를 주고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저는 '뚝심 카페'를 만들어 네티즌들에게 제품 홍보와 함께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며 부자되는 꿈을 심어주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