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독해졌네' ‥ 인터넷시장 '전쟁' 선언

하나로텔레콤이 독해졌다.

지난 3월 박병무 사장 취임 후 임원도 자르고 직원도 자르고 심지어 고객까지 잘랐다.임직원에겐 '싸움꾼'이 되라고 독려한다.

자신은 취임 100일째인 지난 4일 하루 두 갑씩 피우던 담배를 딱 끊었다.

그야말로 '독기경영'이다.'때'(비용) 빼고 '광'(실적) 내는 데 '올인'하는 분위기다.

박 사장이 독기경영을 펼치는 것은 초고속인터넷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직후 임직원에게 '싸움꾼(warrior)'이 되라고 주문했다.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는 '전쟁'을 선언했다.

또 100여일간 고강도 '다이어트'를 단행,영업·마케팅 이외의 비용을 50%나 줄였다.

두루넷 통합을 계기로 구조조정도 단행했다.하나로텔레콤 전 임원의 사표를 받아 이 가운데 25%를 수리했고 평직원도 16% 줄였다.

요금 장기 체납자 등 불량 고객도 도려냈다.

그 결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370만명대에서 359만명으로 줄었고 시장점유율이 30%대에서 28%로 떨어졌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좋아졌다.

박 사장은 임직원에겐 매주 1인당 고객 5명씩 만나라고 지시했다.

고객의 집을 방문해 감사의 편지를 전하고 하나로텔레콤의 각종 서비스를 알리라고 했다.

"모든 임직원이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게 박 사장의 지론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회사 조직도의 맨 위에 사장 대신 고객과 영업조직을 배치하게 했다.

직원의 독기를 살리기 위해 '세일즈 어워드(Sales Awards)' 제도도 도입했다.

회사는 매월 우수한 실적을 올린 사원을 선정해 1인당 300만~1000만원의 포상금을 주고 있다.

박 사장은 "하나로텔레콤 직원이라면 1분 안에 왜 우리 서비스가 좋은지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기 일에 지독해져야 한다"고 독려하곤 한다.

100일 남짓 독기경영을 펼친 결과 각종 지표가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섰다.

3월까지 줄곧 순감하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순증으로 돌아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순증했다.

전화 가입자 증가세도 빨라졌다.

4~6월 3개월간 6만명 가까이 늘었다.

박 사장 취임 초기 3000원대던 주가는 5000원대로 올랐다.

박 사장의 독기경영에 대해 "때 빼고 광 낸 뒤 매각하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하는 이도 있다.

투자는 하지 않고 마른 수건만 쥐어짠다는 얘기다.아무튼 지난 100여일 사이 많이 달라진 건 사실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