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장관 "유엔결의 사전협의 없어 유감"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이 27일 일본의 대북정책과 신사 참배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반 장관이 최근 한·일관계 악화 요인을 두루 언급하며 아소 다로 외상과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인 것.

반 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조찬회담에서 "(유엔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한·일 간에 사전협의가 결여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 국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느끼는 위협은 이해하지만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선제공격 문제를 거론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꼬집은 뒤 "신사참배 문제가 양국 우호 관계에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근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는 현안을 거침 없이 건드린 것이다.

회담에 참석한 정부 당국자는 "서로 할 얘기는 다 했다"고 전했다.

일본 아소 외상은 이에 대해 "미사일 방어 검토는 일본 헌법과 전수방위(방어를 목적으로 한 소극적 군사행동)에 의거한 행동이니 한국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일본 정치인들이 선제공격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일본 차기 총리 후보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자위대가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선제공격 공방을 촉발시켰다.

한편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한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6자외무회담 참석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채 공항을 떠났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쿠알라룸푸르에 모인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거부한 6자회담 대신 '동북아 안보 메커니즘(가제)'이라는 8~9개국 간 비공식 회동을 준비 중이다.

쿠알라룸푸르=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