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이공계 시대‥劉王敦 <진매트릭스 대표>

劉王敦 < 진매트릭스 대표 wangdon@genematrix.net >

일등 신랑감으로 의사,판검사,박사를 치던 시절이 있었다. 박사 중에서도 이학박사 공학박사를 알아주던 좋은 시절이 있었다.최근의 일등 신랑감은 '박사' 대신 '교사"라고도 한다.

이공계 기피가 여전히 우리의 현실로 남아있으니,박사 신랑감의 인기가 앞으로도 쉽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

반쯤은 우스개 말이겠지만 '박사 아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이 있단다."아빠, 자꾸 그러면 나 이과(理科) 갈 거야"라는 말이 그 것이다. 이공계 기피의 심각성을 실감나게 한다. 자식에게 같은 직업을 대물림하는 것을 꺼린다면 이미 직업으로의 평가는 낙제점이다. 이공계 출신의 상대적 박탈감과 이공계 기피가 한때의 현상을 넘어 시대 풍조가 될 것 같아 우리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

21세기는 무한기술경쟁 시대라는 말을 귀따갑게 듣고 있다. 시대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결의하고 촉구하는 글도 쉽게 볼 수 있다. 기업,사회,그리고 온 나라가 과학과 기술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마련되었음직 한데도 이공계 기피라니 앞뒤가 맞지 않아 진실이 무엇인지 혼돈스럽기까지 하다.

이공계 출신이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했던 적은 아직까지 없었다.'기업과 기술의 상관성'에 대한 저명한 경영학자의 분석을 보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은 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마디로 그는 기술은 '비전있는 기업'과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한 핵심요체가 아니며 보조적 수단이라고 결론지었다. 이공계 기피 현상과 연관지어 보면,이제야 감춰진 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기업은 시대적 변화와 환경에 적응하고 발전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경영활동을 일컬어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대한 지속적인 응전(應戰)이라고 한다면 보조적 수단으로의 기술이라는 관점이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오늘의 비전있는 기업과 위대한 기업들은 앞으로 도래할 무한기술경쟁 시대의 승자가 아님을 직시(直視)해야만 한다. 그들은 과거 경제사회 구조의 승자일 뿐이다. 과학과 기술은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응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또한 한 시대의 근본적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 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100년에 이루어낸 거대한 인류문명의 눈부신 발전이 과학과 기술의 역량을 실증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무한기술경쟁의 시대와 첨단기술산업의 시대가 우리 앞에 열리고 있다.

당장은 사회 경제적 위상(位相)이 뒤처져 있을지는 몰라도,이공계 일꾼들이 앞서 달리는 새로운 멋진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이공계,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