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홍콩 '통제사회'로 가나

영국의 통치 아래 자유와 풍요를 구가하던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뒤 점차 통제 사회가 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이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홍콩 정부가 최근 판매세 신설, 최저임금제 도입 등의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홍콩을 상징하던 경제적 자유가 점차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또 홍콩 정부는 판매세 신설이 세수 증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관광업계로부터 '쇼핑 천국' 홍콩의 매력을 반감시킬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 입법위원은 "정부는 재정 안정을 제외하고 판매세가 가져올 혜택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민들과 중소기업들은 판매세 도입에 납득하지 못하고 있으며 소매업계의 반응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5% 판매세(sales tax)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 보고서를 내놓았다.홍콩 정부는 또 지난달부터 처음으로 토요일 오전 근무를 없애고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들어갔다.

홍콩 최대 은행인 HSBC가 주5일 근무제를 채택하는 등 민간 기업들도 정부 방침을 뒤따르고 있다.

일부 경영자들은 그러나 주5일 근무제 도입이 고용자와 근로자 간 마찰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홍콩에 본사를 둔 제화업체 NJB 메르츠 관계자는 "임금 삭감을 위한 구실로 주5일 근무제가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 임금제 도입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최저 임금제가 도입될 경우 최저 임금은 한 달에 약 4500 홍콩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는 노동집약 산업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현재 홍콩 근로자 40여만명 가운데 약 12%는 한 달에 4000 홍콩달러보다 적게 벌고 있다.

데이비드 오리어 홍콩상공회의소 수석 연구원은 "최저 임금제 법안은 상업은행에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소규모 제조업체나 보안 및 사무실 청소 업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