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IT 아이디어의 산실"..'IT메카' 방갈로르에 가보니...

"인도의 IT산업은 업그레이드 중입니다." 아웃소싱 기지로 유명한 인도 방갈로르시에서 만난 IT관계자들은 하나같이 IT산업의 변화를 이같이 말했다.

콜센터 위주의 단순 노동업무를 아웃소싱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정보기술(IT)분야와 전략컨설팅 등 하이테크 고부가가치 영역에서의 아웃소싱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방갈로르시에 자리잡은 맨선서비스는 전 세계 42개국 기업들로부터 시장 및 신규사업 리서치,계약 특허 등 법률 서비스,데이터 분석,구매대행 등을 아웃소싱하는 업무를 도맡아 하는 회사다.

이 업체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각 지역 출신들을 직원으로 채용,세계 각지를 아우르는 경영전략 수립과 시장공략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맨선서비스에는 한국도 연구 대상이다.맨선서비스의 이사 모히트 카타리아는 "한 유럽 제약회사의 한국 시장 진출 프로젝트를 맡아 한국 제약시장을 분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업체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사다시브나가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인도연구소는 IT 분야 아웃소싱 기지다.

이 연구소는 이머징 마켓을 공략하기 위한 MS의 전초기지로 여러 어린이들이 한 대의 PC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멀티마우스,영어에 익숙지 못한 비 영어권 국민들을 위한 메신저 번역 시스템 등 이머징 마켓을 겨냥한 SW 개발이 한창이다.연구소장인 아난단 박사는 "인도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들의 아이디어를 전 세계로 퍼트리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3년 설립된 맨선서비스와 작년에 문을 연 MS 인도연구소의 모습은 'IT는 인도의 희망'이란 기대를 확신으로 바꿔주고 있다.

MS 인도의 쉴라 굴라티 개발자플랫폼 전도사업부 이사는 "인도의 IT산업이 고부가가치 분야로 올라서고 있고 벤처캐피털도 등장하는 등 나름대로 자생력과 역동성을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도 최근호에서 인도 아웃소싱 업체들이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변화 모습을 생생하게 소개했다.

비즈니스위크는 특히 인도의 아웃소싱 산업이 마진이 박한 콜센터 비중을 줄이고 IT 관련업종이나 전략컨설팅,모기지를 통한 부동산 구매,보험 클레임,기업 임금지급 등 고급(high-end) 업무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아웃소싱산업협회에 따르면 일반 콜센터 비중은 2000년 85%에서 최근 35%까지 떨어졌다.

맨선서비스의 이사 모히트 카타리아는 "최근 방갈로르 외곽의 마이수르 벨갈 등지로 IT업체들의 아웃소싱 기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고 소개했다.그는 "노동집약적 성격도 갖고 있는 IT산업의 발전이 인도 내 저소득층의 소득과 소비지출도 늘려주고 있다"며 "IT에 인도의 미래가 있음을 의심치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방갈로르(인도)=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