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한해 판돈만 40兆 … 서울시 예산 3배

전국에 '도박 광풍'이 몰아친 사행성 게임장의 위력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 최대 카지노인 강원랜드 4개와 맞먹는다.바다이야기만 놓고 봐도 강원랜드 3개쯤 된다.

어쩌다 이런 '도박 광풍'에 휘말린 걸까.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성인용 아케이드 게임장 매출은 3조7500억원.지난해 강원랜드 매출(8469억원)의 4배가 넘는다.특히 전국에 게임장이 1만개가량 개설된 바다이야기 매출은 2조6200억원쯤 된다.

게임장 매출이 도박 판돈의 10% 선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성인용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오고간 돈은 무려 40조원.서울시 1년 예산의 3배나 된다.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성인용 게임장은 2004년까지만 해도 해마다 매출이 줄어드는 추세였다.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성인용 게임장 시장이 4배 이상으로 폭발했다.

그 결과 굳이 강원도 정선 탄광촌에 있는 강원랜드까지 가지 않고도 집 앞에서 도박을 할 수 있게 됐다.바다이야기는 2004년 경찰이 스크린 경마장에 대해 대대적으로 단속을 벌이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아케이드 게임업계가 릴게임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에 생겨났다.

이 게임은 유례를 볼 수 없는 강한 사행성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바다이야기는 슬롯머신처럼 돌아가는 그림이 일치하면 점수를 얻는 릴게임의 일종으로 로또나 스크린경마 열풍을 잠재웠다.

게임 방법이 간편하고 한 번에 최대 300만원까지 딸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더구나 잭팟 예고 방식을 도입,사행 심리를 부추겼다.

10% 수수료를 떼고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면서 전국 성인 게임장은 발디딜 틈도 없이 붐비기 시작했다.

모두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영등위) 심의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지만 처벌 권한이 없는 영등위의 맹점을 이용,일단 영등위 심의를 받은 뒤 게임기기를 조작하는 방식을 썼다.

2004년 12월 처음 등장한 바다이야기는 중독성을 극대화한 독특한 게임 방식과 스크린경마 등 기존 게임장에 대한 규제,청소년 게임장의 수익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바다이야기가 성황을 이루자 황금성 오션스파라다이스 양귀비 신천지 등 유사 게임장들이 잇따라 생겨났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만5094개의 아케이드 게임장 중 1만3510곳이 성인용 게임장이다.

이 가운데 1만1000곳 이상이 바다이야기와 같은 도박성 아케이드 게임장으로 추정하고 있다.한국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는 "지난해 새로 생긴 아케이드 게임장은 1000여곳에 불과해 예년과 큰 차이가 없으나 아케이드 게임장 시장 규모는 급속히 커졌다"며 "아케이드 게임장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다른 게임장들이 대거 바다이야기와 비슷한 게임장으로 업태를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