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등 재개발 투자 '시들'

뉴타운을 비롯한 서울 재개발 구역의 지분투자가 시들해지고 있다.

서울 강북 등의 광역 재개발을 위한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예정지 내 6평 이상 토지에 대한 거래허가제가 지구 지정 이전부터 조기 시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금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또 뉴타운 등의 재개발사업이 민간업체가 아닌 주택공사 등이 주도하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투자수익성도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지분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

실제로 한남뉴타운 등 인기 재개발 구역에서조차 거래가 거의 자취를 감춰 최근 거래를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하는 중개업소가 상당수에 달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재개발 지분도 주택수에 포함돼 내년부터 실시되는 2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50%)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부동산시장에서는 "재개발 투자는 이제 끝났다"는 분위기가 강하다.○재개발 지분 거래 '뚝'

22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한남뉴타운에서는 지분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건설교통부의 유권해석을 거쳐 6평 이상 토지에 대한 거래허가제를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이전에 조기 시행할 것이란 소식이 매수세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하지만 매물도 없는 상태여서 호가는 크게 빠지지 않고 있다.

대지지분이 30평인 단독주택은 6억3000만∼7억5000만원,6∼7평짜리 빌라는 4억원 선에 호가되고 있다.

한남동 A공인 관계자는 "올 상반기만 해도 재정비 촉진지구가 큰 호재로 받아들여졌지만 거래허가제 조기 시행 등으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아현뉴타운의 사정도 비슷하다.

조합원수가 많은 일부 구역에서는 재정비 촉진지구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지만 매수 문의는 드물다.

이 때문에 매수·매도호가 차이만 커지고 있다.

이곳 B공인 관계자는 "10평 내외 지분은 매도 호가가 평당 2000만∼2500만원 정도지만 대기 매수자들은 평당 2000만원 이하에서 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왕십리뉴타운에서도 거래는 거의 끊겼다.

왕십리 C공인 관계자는 "가격이 좀 빠지면 모르겠지만 평당 2000만∼3000만원 하는 현재 호가로는 모두들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호가 하락 본격화될까

중개업소에서는 거래가 없는 만큼 앞으로 호가가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거래허가제까지 실시되면 팔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 파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높다.

재개발 지분은 대부분 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사놓기 때문에 소유자 가운데 1가구2주택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초'강북 타워팰리스 건립' 등의 장밋빛 전망이 강했던 재정비 촉진지구에 대한 기대감도 공영개발로 추가 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들해지고 있다.한 재개발 구역 조합장은 "지구 지정이 유력한 3차 뉴타운에서는 기대감이 아직 높지만,부천 등 수도권에서 촉진지구 지정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것을 보면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욱진·박종서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