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 중국에 넘어가나?


법정관리기업인 삼보컴퓨터는 과연 중국 업체에 넘어갈까.

삼보컴퓨터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일인 지난 25일까지 수원지방법원에 국내외 10개 업체가 의향서를 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삼보컴퓨터 새 주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특히 중국 롄샹그룹 계열 레노버와 일부 투자펀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컴퓨터 업계는 삼보컴퓨터 인수에 나서는 기업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컴퓨터 산업이 그다지 매력이 없는 데다 삼보컴퓨터 덩치가 만만치 않기 때문.그런데 아직은 쓸모가 있다고 보았던지 10개 업체나 뛰어들었다.특히 한국 시장을 노리는 중국 업체에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법정관리 중이긴 하지만 비교적 탄탄한 영업망과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법정관리 신청으로 영업망이 약화되긴 했지만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 기업에는 괜찮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삼보컴퓨터를 인수하고 나면 제품의 국적 편견이 심한 한국 소비자를 쉽게 파고들 수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깔려 있는 영업망과 애프터서비스망은 중국 기업에 매력 포인트로 꼽힐 수 있다.

신규 진출 후 영업망을 까는 것보다 삼보컴퓨터를 통한 영업망 확보가 비용 측면에서 훨씬 낫다는 계산이다.무엇보다 중국 기업은 삼보컴퓨터를 인수함으로써 저가 이미지인 '메이드인 차이나'보다 '메이드인 코리아'를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메이드인 코리아' 이미지에 가격경쟁력을 결합하면 한국시장에서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국내 PC업계는 바로 이 점을 경계하고 있다.

비교적 다양한 제품군도 삼보컴퓨터의 매력이다.

삼보의 서브노트북PC '에버라텍3700'과 데스크톱 '루온' 브랜드 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이 비교적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제품군은 삼보컴퓨터가 법정관리 중에도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실제로 삼보컴퓨터는 PC시장에서 법정관리신청 직후 업계 2위에서 4,5위로 추락했다가 최근 다시 2~3위권으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법정관리 충격이 수그러들면서 원래 기조를 되찾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군과 관공서에서 대규모 물량을 따냈고 109만원짜리 서브노트북 '에버라텍 3700'이 월 3000대 이상 팔리면서 힘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생산과 영업이 법정관리 신청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덧붙였다.국내 PC업체로는 처음으로 삼보컴퓨터가 중국 기업에 넘어갈지 관심거리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