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틈새상품] 랩 어카운트 … '1대1' 자산관리 ‥ 문턱 낮아지고 상품 다양

증권사의 랩 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이 다시 인기다.

주식형펀드가 유행을 타면서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새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랩이 자산관리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다.증권사들은 주식이나 채권 외에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펀드(ELF) 등을 투자대상에 편입하거나 여러 펀드에 골고루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랩'을 선보이는 등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춘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 메뉴 다양해진 랩 상품

랩은 증권사가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고객에게 유가증권 포트폴리오 상담서비스와 부수적인 업무를 일괄 처리하는 금융상품이다.운용내역을 간편하게 알 수 있고 맞춤식 상품설계도 가능해 특히 고액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직접투자와 펀드 등을 이용한 간접투자의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펀드처럼 여러 고객의 돈을 대신 굴려주지만 투자자별로 별도의 계좌를 구성해 자산을 관리해주는 것이 차이점이다.과거에는 대개 수천만원 이상의 뭉칫돈만 받았지만 최근에는 적립식으로 매월 수십만원씩 이체할 수 있는 상품도 등장하는 등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한화증권의 '스마트적립식펀드랩',동양종금증권의 '동양월드드림',한국증권의 '알짜주식모으기',메리츠증권의 '멤버스랩적립식펀드' 등은 월 10만∼30만원씩 적립식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펀드랩'도 인기를 끌고 있다.이 상품은 랩과 펀드를 섞어놓은 형태다.

전문가들이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펀드를 여러 개 골라 자산을 분산투자한다.

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와 비슷하지만 고객이 랩매니저와 상담을 통해 직접 펀드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차이다.

신상품 출시와 함께 증권사들의 랩 설정액도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일 현재 대우증권이 1조4425억원으로 랩 설정액이 가장 많고 현대(1조4404억원) 우리투자(5673억원) 굿모닝신한(5466억원) 등도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7월 '명품랩'을 내놓고 한 달 만에 300억원 이상 판매실적을 올리며 랩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증권은 올초 랩 잔액이 1300억원대였으나 이달 초에는 2574억원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랩 설정액은 지난해 3월 말 4조702억원에서 올해 3월 말에는 5조2359억원을 기록했다.

◆ 장·단점 미리 알고 가입해야

랩은 펀드와 달리 증권사가 고객을 1 대 1로 관리해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고객 입장에선 자신의 계좌가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고 입출금도 신속해 편리하다.

유형에 따라 연 1~3%대의 수수료를 내면 거래건수별로 매매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다.

다만 기본적으로 고액자산가를 위한 상품이어서 적립식이 가능한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일정금액 이하는 받지 않는 게 흠이다.

또 계좌를 관리하는 PB(프라이빗 뱅커)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어 가입 전 PB의 능력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주가가 빠르게 상승할 때는 성장형 주식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