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크 헬기는 나의 분신"‥女軍 창설 56주년 표창받는 조종사 강선영 소령

"눈은 낮은데 아직 결혼은 못 했어요."

여군 창설 56주년을 맞아 여군의 위상 제고에 기여한 공로로 5일 국방장관 표창을 받은 강선영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령(40).결혼 얘기가 나오자 여느 여성처럼 수줍음을 보였다.하지만 그는 월남전에서 맹위를 떨친 시누크(CH-47)헬기 중대장으로 6대의 헬기와 12명의 조종사를 이끌고 있다.

2003년에는 1년 동안 동티모르 파병을 자원해 근무하기도 했다.

"여군도 양적,질적으로 많이 성장했으니 여성이란 성(性)의 영역에서 벗어나 체력이나 전투지식 등에서 남성 못지않은 몫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강 소령은 1989년 숙명여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여군사관 제35기로 임관했다.

여군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제복을 입게 된 것.

당시만 해도 여성 장교가 90여명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여군의 위상과 역할은 작았다.병과도 강소령이 임관할 때에야 처음으로 '보병' 등 7개가 부여됐다.

강 소령은 "이제 여군이 각 분야에서 자기 몫을 할 때가 됐다"며 "미래 하이테크 전(戰)에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강한 군대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소령은 임관 당시 보병 병과를 받았다가 1994년 조종으로 바꿨다.특전사 근무 시절 40여회에 이르는 강하훈련을 하면서 탑승했던 시누크헬기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육군 내 여성 헬기 조종사는 강 소령을 포함해 15명.

그는 "군 내에도 이제 존중과 배려의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조직에 화합의 분위기를 불어 넣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