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ㆍ치학전문대학원 女超 - 경영전문대학원 男招 "왜?"

앞으로 전문 경영인은 남성의 벽이 더욱 두터워지고,의사는 여성이 훨씬 더 많아지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전문대학원(MBA)은 남학생의 수가 여학생을 압도하는 남초현상이 두드러지는 반면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은 여초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주요 대학에 따르면 경영전문대학원은 굳건한 남자의 영역이다. 10년간 MBA과정을 운영해 온 KAIST의 경우 올해 입학생 중 여성 비율은 22.7%. 전체 207명 중 47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여학생의 비율은 올 들어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여학생의 비율이 12.5%(24명.187명)에 그쳤다. 성균관대학교 MBA스쿨인 SKK-GSB도 마찬가지. 이 학교의 최근 3년간 신입생의 성별을 분석해 보면 여학생의 비율은 2004년 38.5%,2005년 22.5%,2006년 38.5%에 불과하다.이 같은 성비 불균형은 기업들이 여자 직원의 교육을 꺼리는 탓에 생긴 일이다. 경영전문대학원의 경우 신입생의 절반 이상이 출신 기업으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는데 대부분의 기업이 여자가 아닌 남자 직원의 교육을 위탁한다. 실제로 KAIST의 경우 올해 여학생 입학생 47명 중 91.5%인 43명이 스스로 학비를 낸다. 반면 남성은 160명 중 절반가량인 74명이 기업 등에서 학비를 대주면서 파견한 경우다.

KAIST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애써 교육투자를 해 놓아도 여직원들은 출산 육아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기업에 오래 있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같은 조건일 경우 남자 직원에게 투자하는 기업이 많다보니 전체 입학생 중 여학생이 드물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경영전문대학원과는 달리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은 '여성천하'인 경우가 많다. 의.치학전문대학원은 경영전문대학원과 달리 직장에 다니지 않고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들의 경우에는 군대를 다녀온 후 대학을 졸업하는데 여학생에 비해 진학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직장에 다니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U턴'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것도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은 남자 직장인보다 여자 직장인이 상대적으로 손쉽다.실제로 최근 3년간 MEET(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를 치른 남녀 학생의 수를 보면 여학생과 남학생의 비율이 6 대 4 정도로 나타난다. 최근 치러진 2007학년도 시험의 경우 여학생 응시자는 1487명에 달한 반면 남학생은 1106명에 그쳤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전문학원인 PMS의 조사에 따르면 2006학년도 2회 시험의 경우 건국대는 합격자의 70%,가천의대와 경희대는 68%가 각각 여학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송형석·문혜정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