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 로열티 얼마나 … 11년간 3조308억원 지불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퀄컴에 비싼 로열티를 지불했고 지금도 내고 있다.

지난 5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서혜석 의원(열린우리당)이 낸 '퀄컴 로열티 지불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퀄컴에 지급한 로열티 누적액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3조308억원에 달했다.휴대폰 1대당 내수용은 판매가격의 5.25%,수출용은 판매가격의 5.75%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했다.

휴대폰 메이커의 영업이익률이 높아야 10%대란 점을 감안하면 이익의 절반을 퀄컴에 바친 셈이다.

CDMA는 당초 미국에서 군수용으로 개발된 기술로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그 덕에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퀄컴은 앉아서 큰 돈을 벌기 시작했다.

로열티 지불액을 보면 한국 업체들이 퀄컴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알 수 있다.

로열티 지불액은 CDMA 상용화 첫해인 1995년엔 75억원에 그쳤으나 시장이 커지면서 1997년 1155억원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했고,1998년엔 2067억원에 달했다.이어 2001년 2328억원,2002년 4134억원,2003년 5158억원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이처럼 로열티 지불액이 급증하자 국내 업체들은 물론 해외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이 '반(反) 퀄컴 전선'을 구축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퀄컴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하고 제소하는 일까지 생겨나고 있다.수년 전 미국 브로드컴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퀄컴을 제소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들이 퀄컴의 지배력 때문에 다른 업체 칩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넥스트리밍 씬멀티미디어 등 국내 벤처기업들도 마찬가지다.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도 퀄컴을 유럽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