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막혔던 성장활로 뚫렸다

오는 11월 창사 40년을 맞게 되는 효성이 오랜만에 웃음을 터뜨렸다.

대우종합기계 대우정밀 등 잇단 M&A(기업인수합병) 실패와 화학섬유 경기 위축 등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비상이 걸려있던 상황에서 글로벌 타이어 업체인 굿이어와 32억달러(3조627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침체된 그룹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번 계약은 특히 범용 화섬제품의 매출 비중을 줄이고 타이어코드 등 산업자재와 중공업 비중을 높여온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타이어코드 세계 1위 굳혔다

효성은 이번 계약으로 타이어코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됐다.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턱밑까지 좇아온 미국 PFI(옛 하니웰)의 추격을 확실하게 따돌린 셈이다.효성은 자산인수를 포함한 굿이어측과의 장기 공급계약으로 현재 25%선인 PET 타이어코드 부문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숨 돌린 성장 고민

효성은 2004년 그룹의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대우종합기계 인수전에서 두산에 밀려 고배를 마셨고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대우정밀 인수도 포기하는 등 M&A에 잇따라 실패했다.또 그룹 주력사업이었던 폴리에스터 나일론의 일부 생산설비를 철거하는 등 그룹의 외형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이번에 굿이어와 체결한 타이어코드 공장 인수 및 제품 공급 계약은 효성의 오랜 고민이었던 성장동력 확보 문제에서 '급한 불은 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효성의 주력사업인 타이어코드 매출은 현재 7000억원에서 공급기간(최단 5년∼최장 10년)에 따라 1조∼1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차세대 타이어코드 시장 진출

효성은 굿이어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하게 됨에 따라 해외시장 확대와 기술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효성은 지난해 7월 미국 인디애나주 스카츠버그에 위치한 미쉐린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북미 지역에서의 생산거점을 확보했었다.

1년여 만에 또 다시 성사시킨 굿이어와의 이번 계약으로 효성은 남미 유럽 등으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확대하게 됐다.

한국 북·남미 유럽 중국 등 대륙별 현지생산 및 공급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이번 인수는 특히 첨단 소재인 아라미드와 레이온 타이어코드 등 그동안 효성이 갖지 못했던 제품의 기술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아라미드 타이어코드는 항공기 타이어에 사용되며 레이온 타이어코드는 유럽지역 승용차에 주로 장착하는 고속 주행용 타이어 소재여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