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스토리] 남영 L&F '3D 와이어 소프트윙 브라'

남영L&F의 란제리 브랜드 비비안이 지난달 15일 내놓은 '3D 와이어 소프트윙 브라'가 출시 보름 만에 8000장이 팔려나가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력 상품이었던 브래지어가 5500장 팔린 것에 비해 46%나 판매량이 신장한 것.더운 날씨는 란제리 판매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보통.올 여름 늦더위가 심했던 데다 소비심리도 극도로 위축됐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매출 신장이라는 게 패션·유통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여성들이 브래지어를 착용했을 때 느끼는 '옆구리 당김'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이 제품의 인기비결이다.

'3D 와이어 소프트윙 브라'는 브래지어 컵 옆에 딸린 날개 부분을 위 아래 밀도가 각각 다른 입체편직원단 두 겹을 사용해 만들었다.

양끝을 접어 마감하는 방법으로 봉제선을 없애 이로 인한 답답함도 줄였다.비비안은 올 가을 주력 신제품 개발을 앞두고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브래지어를 착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약 70%의 여성들이 '옆구리 당김'을 지적했다.

그동안 늘 여성들에게 '어떤 브라를 원하느냐'고만 물었던 것을 이번에 질문 자체를 바꿔버린 것.양승남 비비안 상품기획팀장은 "지금까지는 가슴을 모아주고 확실히 올려줬으면 좋겠다는 여성들의 요구에 따라 브래지어 컵의 기능성만을 품질 개선의 초점으로 잡았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날개 부분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점을 알고 날개 부분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컵 테스트에 참가할 수 없었던 상품기획팀의 남자 직원들이 피팅 테스트에는 적극적으로 나섰다.

보통 남성의 상체가 앞뒤폭이 더 두껍기 때문에 날개의 적절한 폭과 조임 정도를 찾는 데 피팅 모델로 남성들을 활용한 것.제품 테스트 기간 중 브래지어 찬 남자들이 비비안 사무실을 활보하고 다녔다.기능성 외에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크리스털로 포인트를 줘 더욱 화려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도록 했다.

황혜연 디자인실 과장은 "일반적인 자수나 프린트와 달리 크리스털 장식은 기계 작업이 불가능해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해서 원하는 위치에 붙이는 데 애를 먹었다"며 "레이저 계측기를 이용해 접착제를 바른 뒤 크리스털 더미를 스칠 때 제자리에 붙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제작 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