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수입재개 앞둔 축산농가 "우리도 맷집 세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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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달 중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됨에 따라 국내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축산업계가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 규모인 한국시장을 겨냥,육질을 '한국형'으로 업그레이드한 쇠고기 수출 공세를 벼르고 있어서다.2001년 정부가 냉장육을 포함,축산물시장을 전면 개방한 이후 한우는 미국 축산업계의 파상공세에 밀려 안방시장 점유율이 30%까지 뚝 떨어졌다.
2003년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 쇠고기 수입이 금지된 이후 시장을 회복하기 시작,64%(지난해 기준)로 늘린 상황에서 다시 힘겨운 방어전을 벌여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에 비해 부위별 가격이 30~40% 수준에 불과,가격으로는 경쟁이 힘겨울 수밖에 없다.축산농가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차별화된 육질 개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쇠고기 개방요? 자신있구만유."
충남 연기군 서면 성제리의 '도원한우농장'.1700평의 넓은 초원에서 한우 630마리가 가을 햇살을 맞으며 느긋하게 사료를 먹고 있었다.이곳은 13년 전부터 매년 출하되는 한우 전량을 농협유통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출하된 소는 222마리로 금액으로 치면 15억6000만원어치.보통 우(牛)시장에서 거래되는 소 한 마리(700kg) 가격은 500만∼600만원이지만 이 농가의 소는 700만원에 팔리고 있다.
고기 맛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덕이다.장천기 도원한우농장 대표는 "꾸준히 종자를 개량하고 좋은 사료를 먹인 결과"라고 말했다.
우수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그는 생후 5∼6개월 된 수컷의 생식기를 거세,암컷화시키고 있다.
그 결과 체형은 수컷이고 촘촘히 뻗은 지방질과 부드러운 육질은 암컷과 같은 품종을 개발해내는 데 성공했다.
사료로는 볏짚 목초뿐 아니라 옥수수 콩과 같은 곡물을 함께 먹이고 있다.
사료비가 다른 농가에 비해 10∼20%가량 더 들지만 시장에서 높은 값을 받고 팔 수 있으므로 '남는 장사'라는 설명이다.
도원농장의 성공 비결은 한 가지 더 있다.
소가 우시장에 나오기 위해선 적어도 2년의 사육 기간이 필요하지만 이곳에선 그보다 5∼6개월 정도 더 키워 소가 최고 컨디션일 때 출하한다.
○축산농가 대형화 궤도 올랐다
도원농장과 같은 농가의 대형화 작업이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8월 말 현재 국내 한우 농가는 19만여가구로 1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소 사육 두수는 190만마리로 작년 말보다 7.7% 늘어나는 등 매년 6~7%씩 증가하는 추세다.신대식 농림부 축산경영과 사무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토종 한우 품질 개선의 계기로 활용한다면 축산농가와 국내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며 "내년 1월부터 음식점(면적 200㎡ 이상) 쇠고기에 원산지 표시제도가 시행되는 데 이어 2008년에는 생산 이력 추적시스템(소의 유통과정을 알 수 있는 제도) 전면 실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미국 축산업계가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 규모인 한국시장을 겨냥,육질을 '한국형'으로 업그레이드한 쇠고기 수출 공세를 벼르고 있어서다.2001년 정부가 냉장육을 포함,축산물시장을 전면 개방한 이후 한우는 미국 축산업계의 파상공세에 밀려 안방시장 점유율이 30%까지 뚝 떨어졌다.
2003년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 쇠고기 수입이 금지된 이후 시장을 회복하기 시작,64%(지난해 기준)로 늘린 상황에서 다시 힘겨운 방어전을 벌여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에 비해 부위별 가격이 30~40% 수준에 불과,가격으로는 경쟁이 힘겨울 수밖에 없다.축산농가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차별화된 육질 개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쇠고기 개방요? 자신있구만유."
충남 연기군 서면 성제리의 '도원한우농장'.1700평의 넓은 초원에서 한우 630마리가 가을 햇살을 맞으며 느긋하게 사료를 먹고 있었다.이곳은 13년 전부터 매년 출하되는 한우 전량을 농협유통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출하된 소는 222마리로 금액으로 치면 15억6000만원어치.보통 우(牛)시장에서 거래되는 소 한 마리(700kg) 가격은 500만∼600만원이지만 이 농가의 소는 700만원에 팔리고 있다.
고기 맛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덕이다.장천기 도원한우농장 대표는 "꾸준히 종자를 개량하고 좋은 사료를 먹인 결과"라고 말했다.
우수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그는 생후 5∼6개월 된 수컷의 생식기를 거세,암컷화시키고 있다.
그 결과 체형은 수컷이고 촘촘히 뻗은 지방질과 부드러운 육질은 암컷과 같은 품종을 개발해내는 데 성공했다.
사료로는 볏짚 목초뿐 아니라 옥수수 콩과 같은 곡물을 함께 먹이고 있다.
사료비가 다른 농가에 비해 10∼20%가량 더 들지만 시장에서 높은 값을 받고 팔 수 있으므로 '남는 장사'라는 설명이다.
도원농장의 성공 비결은 한 가지 더 있다.
소가 우시장에 나오기 위해선 적어도 2년의 사육 기간이 필요하지만 이곳에선 그보다 5∼6개월 정도 더 키워 소가 최고 컨디션일 때 출하한다.
○축산농가 대형화 궤도 올랐다
도원농장과 같은 농가의 대형화 작업이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8월 말 현재 국내 한우 농가는 19만여가구로 1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소 사육 두수는 190만마리로 작년 말보다 7.7% 늘어나는 등 매년 6~7%씩 증가하는 추세다.신대식 농림부 축산경영과 사무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토종 한우 품질 개선의 계기로 활용한다면 축산농가와 국내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며 "내년 1월부터 음식점(면적 200㎡ 이상) 쇠고기에 원산지 표시제도가 시행되는 데 이어 2008년에는 생산 이력 추적시스템(소의 유통과정을 알 수 있는 제도) 전면 실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