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의 법 테크] 꿈틀대는 사내변호사 시장

개업 5년차인 변호사 친구가 자문을 구하러 왔다.

중형 건설회사의 사내변호사 모집에 응했는데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연봉 1억5000만원인 이사직에 중형차는 별도 제공하겠다는 조건이다.

공기업으로 기업규모는 다르지만 지난해 연봉 6000만원에 과장급으로 채용된 7년차 변호사와 비교해도 결코 조건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선뜻 취직을 권유했다.

단 계약 기간은 2~3년으로 짧게 잡으라고 조언했다.사내변호사 시장이 꿈틀거린다. 기업과 변호사가 서로 열심히 주판알을 튕긴 결과다.

해마다 700~800명씩 변호사들이 쏟아지면서 양측의 기대치가 접점을 찾은 것이다.

변호사 입장에선 안정적인 수입이 가장 입맛이 당기는 대목이다.영업을 위해 밤마다 술자리를 전전할 필요도 없다.

그래봤자 봉급쟁이 아니냐며 손사래를 치는 변호사들도 없진 않다.

하지만 업계 전반의 불경기를 감안하면 찬밥 더운밥 가릴 때는 아닌 것 같다.더군다나 경력까지 착실히 쌓을 수 있으니 꿩먹고 알먹는 격이다.

중견 기업 중에 수출기업이라고 미국변호사만 두는 곳이 있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법무팀으로 만족하고 아예 변호사가 없는 기업도 더러 있다.

사건이 터지면 외부 대형로펌에 맞기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하지만 이는 보험료가 아깝다는 이유로 보험에 들지 않는 것과 같은 논리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