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전송' 근거리 무선통신 나왔다

산업현장이나 정보통신기기 홈네트워크 등에 널리 사용되는 근거리 무선통신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지게 됐다.

블루투스 지그비 등 기존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보다 성능에서 월등히 뛰어난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돼 민간기업에 이양됐기 때문이다.한국전자부품연구원은 21일 10~500m 거리에서 음성 동영상 데이터 등을 모두 송수신할 수 있는 '바이너리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라는 근거리통신 기술을 개발해 대우전자부품에 주식 41만5744주(전체의 5%)를 받고 이전했다고 발표했다.

전자부품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술을 이용하면 최대 250개의 디지털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해 음성 영상 데이터를 고품질로 주고 받을 수 있다.

특히 동영상 전송이 불가능한 블루투스와 지그비의 한계를 극복했을 뿐 아니라 사무실 벽이나 공장시설 등의 장애물을 뚫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근거리통신 거리는 최대 500m로 10~100m 수준인 블루투스나 지그비의 5배에 달한다.

연구원은 휴대폰 MP3플레이어 등에 사용되는 블루투스나 지그비는 미국 유럽이 원천기술과 국제표준을 장악하고 있지만 신기술은 한국이 원천기술 보유자라고 강조했다.

조진웅 통신네트워크연구센터장은 "원천기술 불모지였던 무선통신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대우전자부품은 전자부품연구원에서 이전받은 기술을 산업현장 홈네트워크 정보통신기기 등의 분야에 적용해 근거리통신시장 판도를 바꿔놓을 계획이다.

바이너리 CDMA 기술을 사무실 공장 건설현장용 통신장비에 응용하면 500m의 먼 거리에서도 응급조치 지시를 내릴 수 있고 도면 생산공정 등을 동영상으로 받을 수 있다.

현재는 50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현장직원과 블루투스로 정보를 교환하려면 중간에 기지국 5개 정도를 세워야 하는 등 한계가 있다.신기술을 이용하면 기지국과 100m 범위에서 시속 80km로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통신을 할 수 있다.

전송속도는 6~55Mbps(초당 6~55메가비트 전송)나 된다.

대우전자부품은 주변 잡음과 장애물에 강한 신기술의 강점을 홈네트워크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강점을 이용하면 벽에 막혀 송수신이 끊기는 블루투스 등 기존 기술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고화질 영상의 무선전송도 가능해 안방 서버에 담긴 고화질 영상을 건너방에서 무선으로 내려받아 즐길 수도 있다.장천민 대우전자부품 사장은 "세계 무선 네트워크 시장 규모가 2010년께 12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기술을 바탕으로 무선 네트워크 시장의 주도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