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마루, 못으로 긁어도 '흠집없는 마루' 양산

국내 중소 합판마루재 전문업체가 쇠못으로 긁어도 합판 재질이 전혀 손상되지 않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강도 합판마루재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플라스틱으로 나무 겉모양을 나타내는 강화마루재보다도 강도가 2배 높아 합판마루재의 '내마모성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정마루(대표 조문환)는 독자 개발한 '초고압 순간압착 경화방식' 기술을 써 나무의 질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마루바닥재 중 최고 강도를 지닌 합판마루재 '다빈치'를 개발,양산에 들어갔다고 24일 밝혔다. 구정마루는 다빈치를 갖고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에서 하중 1kg의 특수 연마기를 회전시켜 내마모성을 테스트한 결과 6000회 이상의 연마를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원목마루재나 일반 합판마루재에 비해 6배 강하고 마루바닥재 중 가장 강한 중밀도섬유판(MDF)으로 만든 강화마루재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라고 회사측은 주장했다.

합판마루재는 나무를 얇게 잘라 겹겹이 붙여 만들어 자연 친화적이긴 하지만 무거운 물건을 놓으면 쉽게 눌리고 날카로운 물건이 떨어지면 긁히거나 찍히는 게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1994년 구정마루를 창업한 조문환 대표는 '합판마루재를 깐 소비자로부터 짐을 옮기거나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마루바닥이 눌리거나 긁히고 찍힌다'는 불평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10년 정도 합판마루재를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2004년 9월 이러한 불만을 해소해보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이때부터 공장 연구소 내에 개인 연구실을 별도로 만들어놓고 밤을 새워가며 개발에 매달렸다.과로로 성대에 이상이 생겨 목수술을 하고 2개월 이상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쏟아부은 연구개발비만 20억원에 이른다.

합판마루재의 마모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주력한 것은 표면 코팅기술.기존의 롤러코팅 방식은 합판마루재 표면에 칠한 도료에 자외선을 쬐어 건조해 굳혔다.하지만 구정마루는 도료를 고압·고열상태에서 순간 다림질하듯 찍어내는 초고압 순간압착 경화 방식을 새로이 개발했다. 이를 통해 합판마루재의 표면 강도를 높인 것은 물론 생산 비용을 20% 이상 줄이는 효과를 봤다.

구정마루는 일반 목재를 중간재로 쓴 '보급형'과 통기성과 병충해 방지효과가 있어 주로 고가구 제작에 쓰이는 오동나무를 중간재로 사용한 '고급형' 등 두 종류를 내놨다.

조 대표는 "일반 합판마루재에 비해 가격이 20∼40% 비싸지만 서울 잠실지구 등 재건축 현장을 중심으로 다빈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