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감동한 오방색 러브스토리 ‥ 창작오페라 '천생연분' 예술의전당 무대에

국립오페라단이 세계시장을 겨냥해 만든 창작 오페라 '천생연분'을 오는 10월13~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삼아 극작인 이상우가 대본,작곡가 임준희가 음악을 맡은 작품이다.'천생연분'은 지난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다.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초청된 이 작품에 대해 독일 언론들은 '푸치니를 뛰어 넘는 작품''풍부한 한국 문화와 유럽적인 요소의 이상적인 결합'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독일 공연이 한국적인 전통 소개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번 서울 공연은 한국 전통의 재해석에 무게중심을 둔다.극적인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대본과 음악을 보충하고 전통 혼례식에 사용되는 '영산회상 타령'의 멜로디를 통일성 있는 가락으로 변용했다.

거문고 가야금 해금 피리 등 전통 국악기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된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셰익스피어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한여름밤의 꿈'으로 폴란드 단스크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거머쥔 젊은 연극연출가 양정웅씨(38·극단 여행자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이다.그동안 '시각적 연출'을 추구해온 그는 "지금까지의 오페라가 귀로 듣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눈으로 감상하는 작품을 만들어보겠다"며 "온통 흰색의 무대를 화폭으로 삼아 한국적 오방색의 화려함과 동양적 여백의 미가 동시에 느껴지는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방색이란 황(黃),청(靑),백(白),적(赤),흑(黑)의 다섯 가지 색으로 동양의 음양오행을 상징한다.

음악은 정치용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는다.소프라노 김은주,박지현,테너 이영화 등 독일 공연진을 비롯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테너 나승서,공개 오디션으로 선발된 소프라노 전주원과 베이스 김진추 등이 번갈아 출연한다.

정은숙 예술감독은 "해외 공연을 나가면 현지인들로부터 '한국엔 왜 창작오페라가 없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은데 '천생연분'은 이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6월에는 일본 도쿄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1588-789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