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만큼 못들어요" … 학교 경제교육 '수요-공급 불균형' 심화

우리 학생들의 경제수업에 대한 욕구는 높지만 학생이 원하는 만큼 경제수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제신문 등을 활용해 실생활과 접목된 경제교육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으며 교과서도 딱딱한 '경제학 원론'의 축소본이 아니라 합리적인 경제적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경제학회가 27일 서울 은행회관 국제세미나실에서 공동 개최한 '청소년 학교경제교육,어떻게 해야 하나' 세미나에서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위원은 "전국 29개 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제교육에 대한 수요와 공급 사이에 적지 않은 불균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전문위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고교생 1217명 가운데 85.6%가 심화과정 경제수업을 들었거나 듣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 중 40.9%(3개까지 복수응답 허용)는 '흥미있고 좋아서' 이 수업을 선택했다고 응답했다.그러나 심화과정 경제수업에서의 학습자료 활용 빈도와 경제과목 경력 교사의 역량 등의 항목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결과 각각 39점과 23점을 받는 데 그쳐 학교수업이 학생들의 흥미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홍택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우리나라의 학교경제교육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훨씬 열악하며 이는 우리나라 고교생들의 경제이해력 점수가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양원택 교육인적자원부 편수관은 "재미있는 교과서와 학습교재 개발 등이 경제교육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교육부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민간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고교 경제교과서 모형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정규재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장은 "교과서를 정확하게 집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현실 사례와 접목시켜 경제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을 연구기관,한국은행,신문사 등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성완·송종현 기자 psw@hankyung.com